파격적 무대에 시선 '스톱' .. 독일이 낳은 세계적 안무가 피나 바우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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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낳은 세계적인 안무가 피나 바우쉬는 자연을 소재로 한 파격적인 무대로 관객들의 시선을 잠시도 떼지 못하게 한다.
그녀가 준비한 무대에는 발목까지 찰랑거리는 물이 차기도 하고(아리앙) 쓰레기와 흙더미가 쌓이기도 하며(빅토르) 수천 송이의 카네이션이 무대를 뒤덮기도 한다.
그 위에서 사나운 독일 셰퍼드가 짖어대고 무용수들은 뒹굴고 첨벙대며 나무에 오르거나 바위 위를 기어다닌다.
연극과 무용의 경계를 넘나드는 '탄츠테아터(Tanztheater)'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며 전세계 가는 곳마다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바우쉬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그녀의 작품 테마는 언제나 '인간'이다.
그녀는 작품을 통해 현대사회와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사랑과 욕망,불안과 공포,상실과 고독,슬픔과 고뇌,폭력과 파괴 등 인간 실존에 관한 주제들이 자유로운 형식에 담겨져 표출된다.
바우쉬의 작업방식도 매우 개방적이다.
그녀는 완결된 개념을 상정하고 리허설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아이디어나 제안을 가지고 단원들과 함께 그것을 발전시켜나간다.
그녀는 무용수들에게 그들의 감정에 대해 수백차례에 걸쳐 질문하고 그들이 내놓는 느낌과 생각,경험들을 작품에 불어넣는다.
이 때문에 그녀가 이끌고 있는 무용단 '부퍼탈 탄츠테아터'는 강렬한 개성으로 작품의 독특한 색깔을 만들어내는 대표적인 단체로 손꼽힌다.
이번 공연에서 그녀가 선보일 작품은 포르투갈 리스본을 배경으로 한 '마주르카 포고'.
'불타는 마주르카'라는 뜻의 이 작품은 격정과 관능이 넘치는 탱고와 삼바,브라질 왈츠가 어우러진 가운데 사랑과 낭만,기쁨과 희망 등을 표현하고 있다.
바우쉬는 지난 69년 '시간의 바람속으로'를 통해 쾰른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안무가로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이후 폴크방 발레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던 그녀는 73년 부퍼탈 시립극장 발레단의 예술감독 겸 안무가로 취임해 무용단의 이름을 '부퍼탈 탄츠테아터'로 바꾸며 세계 무용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독일의 작은 지방도시의 무용단에 지나지 않았던 '부퍼탈 탄츠테아터'는 바우쉬의 독창성과 탁월한 예술성에 힘입어 오늘날 세계 정상급 무용단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64세인 바우쉬는 고령임에도 매일 오전 10시에 연습장에 나와 밤늦게까지 리허설에 임하고 새벽까지 구상에 몰두하는 등 식지 않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02)2005-0114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