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호 박사의 '디지털 세상'] '인터넷 시대와 초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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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 방송사에서 진정한 초능력자에게 1백만달러를 준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의 결론은 세상에 초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1백만달러의 기금을 내놓은 마술사 랜디의 의도는 마술가들이 마치 초능력자로 행세하는 것을 보고 그렇지 않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마술이란 본래 속임수이기 때문에 진정한 초능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에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초능력과 마술은 구분되어야 한다.
사전적 의미로 초능력이란 '현대의 과학적 지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기묘한 현상을 나타내는 능력'이다.
과학기술에 근거해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가, 없는가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
아직 그 현상을 규명할 센서(Sensor)가 없다면 초능력으로 분류되는 것이다.
만일 시간과 공간, 속도의 개념을 바꾸어 버린 인터넷이 1백년전에 출현했다면 그것은 확실히 초능력으로 분류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가보지 않고서도 전세계의 소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빛의 속도로 우리의 생각과 뜻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초능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를 입증할 센서가 이제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요즈음 새로운 기술의 형태로 '나노 테크놀로지(Nano Technology)'라는 것이 있다.
육안으로 식별하고 인지할 수 없는 작은 미립자의 구성이 몸속에 들어가 수술도 하고 질병의 원인도 규명한다.
이 기술도 사람이 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일을 해내는 것이므로 초능력이라고 불리울 수 있는 혁명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 현상을 규명할 수 있는 센서가 마련된 후로는 초능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마술영화의 대명사인 '해리포터'를 보면 액자속의 인물과 대화하는 장면이 두차례 등장한다.
공상과학영화이기에 그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는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 망자와 대화하고 회로애락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대화형 디지털액자가 출현한다면 어떻겠는가.
이처럼 디지털 세상의 발전은 지난날 초능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신비한 초자연적 현상들을 자연적 현상들로 바꾸어 놓고 있다.
이는 남의 눈을 속이는 마술과 분명히 구분되는 디지털 세상의 초능력 파괴현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들이 초자연적 현상을 규명하는 새로운 센서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