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현장 '먹구름' 짙다.. 정부 親노조정책에 기대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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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현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대구시내버스 노조가 18일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철도노조가 20일 파업을 예고한 데 이어 대기업노조들도 잇따라 파업을 강행하거나 회사측이 들어주기 곤란한 요구를 하며 파업에 들어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고전중인 재계는 노동계 움직임과 정부대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새정부가 이른바 개혁노동정책을 잇따라 쏟아내며 노동계의 기대심리를 높이고 있고 외국인고용허가제 주5일근무제 도입 등 노사간 현안들이 산적,올 춘투(春鬪)는 그 어느 때보다 열기를 뿜을 것으로 우려된다.
◆불붙은 파업
대구 시내버스 노조는 임금 9.15% 인상,유급휴일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18일 오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때문에 1천5백여대의 버스가 운행을 중단,출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철도노조도 철도민영화방침 철회,현장인력 충원,가압류·손배 철회 등을 요구하며 20일 전면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교통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산업현장 역시 파업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조합비 7억4천4백만원에 대한 손배·가압류 철회와 해고자 18명 복직,노조간부 9명 징계철회 등을 요구하며 지난 1월20일 이후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노조간부 20명의 임금에 대한 손배·가압류를 해제해 줬으나 나머지 문제에 대해 거부,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내달 6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사장추천제 도입,전임자 1~2명 등을 요구해온 과학기술노조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지부는 지난 3월17일 8차례의 교섭이 결렬되자 24일부터 4월7일까지 부분파업을 벌였고 8일부터는 노조원 3명씩 24시간 맞교대로 릴레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산업현장의 최고 실세인 현대자동차 노사도 18일 오전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임단협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금인상 및 단체협약 개정협상을 시작,재계 관계자들이 향후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이달초 임금 12만4천9백89원(기본급 대비 11.01%) 인상,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 40시간 근무, 비정규직의 처우개선,해외투자시 노조와 합의할 것 등 무리한 요구를 내놓고 있어 올해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정책 선회움직임
"사회적 힘의 불균형을 시정하겠다"며 노동계 편향의 노동정책을 펼쳐왔던 참여정부가 철도노조에 대해 법과 원칙에 맞춰 처리하겠다고 밝혀 향후 노동정책이 '현실수렴'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되고있다.
이와 관련,노동부 관계자는 "현정권이 집단적 노사관계에 있어 노동계쪽에 유리하게 정책을 펼치는 면도 있지만 노동계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불법파업에 대해선 강경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기업노조의 힘이 너무 센게 문제"라고 지적한 것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