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高원장 사퇴안' 제출

서동만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벼랑끝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일 고영구 국정원장 사퇴권고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섰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냉전시대의 낡은 정치"라고 일축하며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이날 서동만 기조실장에 대한 인사철회를 거듭 요구하며 고 원장 사퇴권고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국정원을 폐지하고 해외정보처를 신설하기 위해 관련기획단을 구성키로 하는 등 청와대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이규택 총무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결의안이 통과되도록 자민련 및 일부 민주당 의원과 함께 국회 본회의를 개최토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무는 또 "자민련과는 본회의를 열기로 협의가 됐다"고 강조하며 "인사청문회법,국정원폐지법 등을 가까운 시일 내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일 총장은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국정원 3차장도 대북 뒷거래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인사"라면서 "이는 국가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친북 반미주의자 중용은 좌파정권을 세우겠다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의지인지,보이지 않는 검은 손에 의해 끌려다니는 것인지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서동만 기조실장 임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유인태 정무수석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30일의 국정원 인사는 국회를 경시하는게 아니라 국정원을 권력기관에서 정보기관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색깔논쟁은 냉전시대의 낡은 정치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그동안 국정원 기조실장 인사에 대해 정치권이 왈가왈부한 적이 없었다"며 "'문민정부'때 김기섭씨의 경우 전문성이 없음에도 기조실장에 임명됐으나 (정치권이) 인사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고,'국민의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인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국정원장 해임권고 결의안과 관련,"그런 것도 예상했다.단기간이건,중기간이건 (야당과) 긴장이 있지 않겠나 싶다"고 밝혔다. 김형배·허원순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