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총리, 8학군 학부모들로부터도 질책

"서울대를 없애라." "사교육에 시달리는 아이로 인해 가정이 붕괴되고 있다." "남편 월급날인 25일이면 사교육비 걱정에 잠이 안온다."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서초 강남 등 8학군 학부모들과 만나 호된 질책을 들었다. 대화가 진행될수록 학부모들은 학교 공교육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윤 부총리는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강남교육청에서 열린 '교육부총리,학부모와의 대화'에 참석,"한국교육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왔다"며 "교육을 바르게 만들기 위해 조언해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윤인경 학부모(서초중 황지민의 모)는 "입시에 매달려 낮에는 학교,밤에는 학원에 다니며 인생을 보내고 있는 아이가 불행하다"며 "엄마도 아이 생활에 맞춰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가정마저 붕괴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형숙 학부모(현대고 안흥원의 모)는 "학원에 보내지 않으려 했으나 학교가 학생의 부족한 부분을 바로잡아 주지 못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윤 부총리는 "우리나라가 학벌사회라는 점이 근본적 문제"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대학서열을 파괴해 학벌이 아닌 능력사회로 바꾸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부총리는 "장관이 되자마자 수능을 고치지는 않겠지만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공교육이 사교육을 끌어안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영 학부모(대왕중 이승민의 모)는 이에 대해 "차라리 서울대를 없애라"고 말했다. 이희숙 학부모(봉은중 이세찬의 모)는 "학원선생이 학교선생보다 전문가"라며 "학교에서 하는 특기적성 교육은 학부모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성만 학부모(서래초 김배홍의 부)는 "현재 학교에선 학습과 평가가 따로 놀고 있고 누구나 평가를 위해 사교육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교육정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강남 학부모들의 가시돋친 지적이 이어되면서 토론회는 예정됐던 2시간을 훌쩍 넘겼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