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운송료 등 협상 결렬되면 "부산항 봉쇄.고속道 점거"

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와 포항지역 운송업체간 협상이 장기화되면서 마산·창원 당진 광양 등 화물연대 각 지부가 파업을 벌이고 있는 지역의 산업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게다가 부진한 협상에 불만을 품은 부산지부 노조원들은 부산항만 봉쇄를 집행부에 요구하고 있어 물류대란의 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 관련 5개 운송사가 8일 오전 운송료 12% 인상안을 들고 나오면서 한때 타결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던 양측의 협상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협상안을 거부함으로써 교착상태로 돌아섰다. 양측은 줄곧 인상률을 놓고 협의를 거듭했으나 노조원 11명에 대한 고소 고발 문제가 맞물리면서 결국 협상은 정회되고 말았다. 협상은 9일 11시부터 재개될 예정이지만 다른 지역의 지부가 어떤 실력행사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여서 물류대란의 위기는 여전하다. ◆부산항도 봉쇄하겠다 화물연대 부산지부는 소속 컨테이너 차량 4천여대는 8일부터 화물 운송을 중단하고 비상대기 상태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운송회사간 협상추이에 따라 이르면 9일부터 부산항과 고속도로,국도를 점거하는 등 본격 파업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부산지부는 다음달 30일까지 신선대부두,감만부두,우암부두 등 부산항 컨테이너부두 입구에서 집회를 갖겠다고 신고서까지 내놓은 상태다. 부산항은 국내 컨테이너 물량의 80% 가량이 처리되고 있어 화물연대 부산지부가 파업에 돌입하면 국내 수출·입 화물운송에 막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물류 차질 계속 화물연대 경남지부는 한국철강 마산공장에 대해서는 원자재를 반입토록 허용했지만 다른 사업장에 대해서는 계속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창원공단내 아주금속,삭스,카스코는 이날 새벽부터 제품출하와 원자재 반입이 전면 중단됐다. 한라시멘트·동양시멘트 창원공장과 쌍용시멘트 마산공장을 출입하는 대형 화물차도 발이 묶였다. 화물차 출입통제 7일째인 한국철강 창원공장은 원자재 부족으로 1백20t급 전기로 가동을 중단했다. 당진지역에선 한보철강과 환영철강 공장 앞에서 정문봉쇄 시위가 이어져 철근출하가 사흘째 올스톱됐다. 광양지역에선 문배철강 한양철강 신한철강 앞에서 집회가 계속됐다. 도로봉쇄 등 과격한 행동은 없었지만 사흘째 집회가 계속되면서 광양제철 출하물량의 25% 가량이 운송차질을 빚었다. ◆교착상태인 포항 협상 철강운송파업 협상이 막판에 진통을 거듭하는 것은 핵심쟁점인 '운송요금 인상'을 놓고 화물연대(지입차주및 운전사)와 대한통운 등 운송사들의 견해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대한통운 등 5개 운송회사들은 당초의 2% 인상안에서 크게 물러선 12%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8일 오후 한때 타결가능성이 예측되기도 했으나 노조원들이 이를 부결시켰다. 운송사들은 화물연대의 요구에 밀려 포스코 관련 5개 운송업체가 12%에서 12.5%로,로열상운이 5%에서 10%로,성우·삼안이 10%에서 10.5%로 인상률을 더 높여 제시했으나 화물연대의 최종안인 20%와의 격차가 너무 커 인상안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더욱이 화물연대의 조합원 고소·고발 취하 요구도 협상교착의 한 이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협상 참석자는 "운송료 인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절충이 이뤄졌으나 화물연대 조합원 11명에 대한 고소·고발 취하 문제를 놓고 더 이상 협상이 진전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입차주및 운전사들과 대화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포스코가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고 있고 운송료 인상건이 어느 정도 절충돼가는 분위기여서 9일 대타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항=하인식·오상헌 기자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