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란도트 '대박' .. 첫날 2만여명 몰려 '대성황'
입력
수정
중국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하는 대형 야외오페라 '투란도트'가 공연계의 심각한 불황 속에서도 수십억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막을 올린 '투란도트' 첫날 공연에는 2만여명의 관객들이 그라운드와 스탠드를 메워 성황을 이뤘다.
'투란도트' 추진사무국의 추나현씨는 "9일 현재 티켓의 80% 가량이 팔려 제작비 50억원을 회수하고도 약 30억원의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연이 이어지면서 티켓의 추가 판매가 이뤄지면 흑자폭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투란도트'는 VIP석의 경우 입장권 1장에 50만원으로 국내공연 사상 최고를 기록해 공연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VIP석 외에 로얄석(30만원) 골드석(20만원) 커플석(15만원) 등의 티켓 가격이 웬만한 공연의 2∼3배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공연계에서는 '투란도트'의 성공 가능성에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공연계에서는 중국의 세계적인 감독 장이머우가 갖고 있는 상품성에다 기업들이 VIP 접대를 위해 상당수의 표를 단체 구매한 것이 이번 공연의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기존 공연에서는 보기 힘든 초대형 무대세트도 관객들을 상암경기장으로 끌어들이는 요소로 꼽히고 있다.
경기장 동편 스탠드 전체에 세워진 무대는 길이가 무려 1백50m에 높이도 50m에 이른다.
거대한 규모뿐 아니라 중국 명나라 시대 자금성을 그대로 본뜬 정교한 세트 디자인과 무대 전체를 뒤덮은 오색찬란한 문양,출연진들의 화려한 의상도 눈길을 끈다.
8일 공연을 본 한 관람객은 "1백40명의 합창단과 60명의 무용단,2백50명의 연기자가 한데 어우러지는 장면이 압권이었다"고 말했다.
푸치니 원작의 '투란도트'는 전설 속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얼음같이 차가운 투란도트 공주에게 반해 세가지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타타르 왕자의 목숨을 건 사랑 이야기다.
공연은 11일까지 계속된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