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관 통해 한국미술 알리자] 세계 50여곳에 미술품 설치

외교통상부가 "우리문화 알리기"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재외공관(公館)에 우리 미술품을 설치키로 했다. 올해 미술품 구입비로 5억원의 예산을 확보,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대사관 공간에 적합한 한국화와 서양화 작품의 선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네바대표부 유엔대표부 영국대사관 등 3곳은 이미 한국 미술품으로 단장을 완료한 상태다. 외통부는 앞으로 5년동안 매년 5억원의 예산을 집행,전세계 1백30여 공관 중 50여곳에 한국 미술품을 설치해 '문화 외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재외공관은 '문화 불모지'=우리나라 재외공관은 그동안 정부의 예산 부족과 외교관들의 문화에 대한 인식 결여 등으로 '문화 불모지'와 다름없었다. 덴마크 대사와 베네수엘라 대사를 역임하고 현재 외통부 미술자문위원으로 있는 임명진 전 대사(75)가 들려주는 재외공관 실태는 '문화 후진국'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기증받은 작품을 대사관에 거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입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몇년 전만 해도 그림달력을 오리거나 아니면 복제품을 내다 건 대사관이 적지 않았습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다섯번이나 가졌던 임 전 대사는 "선진국에 비해 20∼30년 뒤졌지만 정부가 재외공관을 한국문화 알리기의 교두보로 활용키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한다. 외통부 문화외교국의 손선홍 사무관은 "미술품 구입은 90년대 후반에 추진했지만 IMF사태로 늦어지게 됐다"며 "올해부터 매년 10개 내외의 공관에 한국 그림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적 이미지 강한 작품 구입=미술품 구입은 현재 이대원 화백과 이두식 홍익대 미대 학장 등 미술계 인사 7∼8명이 참여한 미술자문위원회(위원장 이대원 화백)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는데 중견 또는 신진 유망작가의 작품 중 한국적인 이미지가 담긴 작품을 주로 구입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한국 미술품을 홍보한다는 차원에서 작가들의 협조를 얻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미술품을 구입하고 있다"며 "연간 50점 이상의 그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