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타결] '외국기업 CEO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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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화물연대의 파업을 어떻게 보았을까.
물류대란의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이기도 한 그들은 하나같이 국가경제를 볼모로 잡은 이번 파업에 혀를 내둘렀다.
이들은 특히 이같은 대규모 파업이 앞으로 다시 발생할 수도 있다는데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 정부의 부실한 위기관리 능력과 함께 엄정한 법과 원칙이 서지 않은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보 마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은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트럭 운송업자들이 심심찮게 파업을 일으키지만 국가경제를 볼모로 삼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파업은 북핵 위기, 불경기 등 내외부적 불안요인이 상존해 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더 큰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화물연대 파업은 외국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만 심어줬을 뿐"이라며 "불안정한 노사관계가 한국을 동북아지역 물류 및 금융중심 국가로 도약시키려는 노무현 대통령의 비전에 언제든지 발목을 걸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웨인 첨리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사장도 "화물연대 파업은 한국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투자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초부터 불안했던 한국 경기가 이라크전 종전 및 미.북한간 대화재개 등을 계기로 가까스로 전환점을 찾았는데 파업사태로 다시 불안해졌다"면서 향후 예측불가능한 노사관계를 우려했다.
프란스 햄싱크 주한 유럽상공회의소 회장은 "단지 수출입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준 파업이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서 조속히 타협안을 도출했어야 했다"고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부실을 꼬집었다.
그는 "이라크전쟁 사스에 이어 화물노조 파업 등 악재가 잇따라 한국경제의 거시지표들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파업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했다"고 지적했다.
디트리히 폰 한슈타인 한독상공회의소 회장 겸 바스프 한국지사 사장은 "최근 일련의 노사분규와 화물연대 파업은 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은 물론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였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투자자들은 한국의 경제.정치 환경이 안정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노조도 법에 규정된 방법으로 파업을 벌이고 예측가능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업으로 인해 시멘트 출하에 타격을 입은 라파즈한라시멘트의 실뱅 가르노 사장은 "정부가 노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개입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정부 개입이 사태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홍열.김미리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