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부터 단일계좌 거래 .. '통합거래소' 내용.문제점
입력
수정
지난 2000년 말 이후 2년반을 끌어온 증권·선물시장 통합방안이 '단일통합'쪽으로 결론났다.
정부는 증권거래소 코스닥 선물거래소 등 3원화돼 있던 증권·선물시장을 하나로 묶음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이끌어낸 정부의 '단일통합'결론은 제각기 이해가 엇갈려온 세 군데 시장의 '눈치'를 짜깁기한 졸속작품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선물거래소 노조가 정부의 이번 결정에 불복,파업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반발도 거세 최종작업이 확정되기까지 계속 논란이 일 전망이다.
◆무엇이 달라지나=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법률개정안을 마련한 뒤 하반기 중 통합거래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예상되는 변화는 세 가지다.
우선 통합으로 증권·선물시장이 대형화된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의 작년 말 현재 시가총액은 각각 2천1백58억달러와 3백12억달러로 세계 14위와 31위에 랭크돼 있다.
통합 후엔 10위대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선물시장의 경우엔 주식선물 세계 4위,옵션선물 1위인 'KOSPI 200'주식선물이 선물거래소로 이관되면서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는 각 거래소가 별도 운영했던 청산·결제 및 전산,경영기획·관리업무 등이 통합돼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비용이 절감되면 수수료 인하 등의 혜택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는게 정부측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개인투자자들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상장주식과 코스닥종목을 한 계좌로 거래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선물까지 통합거래할 수 있게 된다.
거래소 통합에 따른 비용절감으로 수수료 인하 등의 효과도 기대된다는 것.
◆문제점은 없나=그러나 정부 개입으로 무리한 통합방안이 도출되면서 부작용이 속출할 전망이다.
우선 본사를 부산에 두기로 함에 따라 통합거래소의 효율성이 크게 저해될 것으로 보인다.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에 정부 정책이 '좌충우돌'한 것은 더욱 문제로 지적된다.
정부는 2000년 말 증권거래소의 주식선물을 선물거래소로 이관시키겠다고 법(선물거래법 시행령)을 고친 뒤 이를 추진했으나 증권거래소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시장개편 방안을 함께 논의키로 했다.
이후 1년간의 논의 끝에 지주회사 방안을 제시했으나 3개 거래소가 모두 "실익이 없다"고 반대하자 1개월여 만에 다시 '단일통합'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면서 부산에 있는 선물거래소측을 의식해 통합시장의 본사를 부산에 두겠다는 '절충카드'를 내놓았다.
그럼에도 선물거래소 노조가 통합안 자체에 대한 반대를 굽히지 않으면서 파업을 선언함에 따라 앞으로 통합안이 다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지난 정부가 정치논리로 선물 이관을 약속하면서부터 이같은 혼란은 예상됐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