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 안방점령 기세 … 저가 앞세워 수입 급증

중국산 김치가 국내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중국에서 절임배추를 들여와 양념만 넣어 판매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완제품을 수입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내놓은 '중국산 김치 수출 확대의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김치 완제품이나 절임배추 등을 포함한 중국산 김치류 수입은 4월 말 현재 2만8백56t으로 지난해 연간 수입량(1만4천5백10t)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치 완제품 수입이 급증,4월까지 5천6백58t을 들여와 지난해 전체 수입량(1천42t)의 5배를 웃돌고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중국산 김치류 수입량은 6만2천여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공장김치 연간 생산량(50만t)에서 차지하는 중국산의 비중이 지난해 2.9%에서 올해 12.5%로 급상승할 전망이다. 국내에 들어온 중국산 김치는 단체급식장이나 외식업소와 같은 대량 수요처에 공급되고 있다. 중국산 김치류의 납품가격은 kg당 9백∼1천1백원으로 국산 김치의 절반에 불과하다. 농협중앙회 수입피해조사팀 이욱 조사역은 "중국산 김치류 제품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에서 대량 수요처를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산 김치 제품의 경우 유통과정에서 위생상태가 청결하게 유지되는지 믿기 어렵다"며 "단체급식장에서 배추 원산지를 표시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대 김치 수출 대상국인 일본에서도 중국산 김치의 저가 공세에 국내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일본 김치 시장에서 국산 김치의 시장점유율은 99년 9.6%에서 2001년에는 6.3%로 3.3%포인트나 떨어졌다. 일본 시장에서 김치 시판가격은 한국산은 4백g당 4백∼5백엔이나 중국산은 3백엔도 되지 않는다. 농협중앙회 이 조사역은 "중국산 김치의 일본 수출이 늘면서 한국에서 김치를 수입해가던 바이어들이 이탈하거나 단가를 내려달라고 요구해오곤 한다"며 "한국산임을 보다 확실히 알려 고가 시장을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