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집값, 어떻게 해야 잡힐까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백약이 무효'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급확대 정책을 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단기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있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이와 관련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정책만으로는 사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투기과열지구 확대하고 강남 대체지 공급 앞당겨야 신규 분양시장의 열풍을 잠재울 수 있는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값을 밀어올리는 지지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전무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기"라며 "이동중개업자인 떴다방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분양권 거래자를 중점 관리하는 등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 부동산 시장이 투기장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이를 위해 분양권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조건설 장영일 사장은 "부동산 시장은 속성상 한 쪽을 규제하면 다른 쪽으로 투자금이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작용하는 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풍선을 터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강남 아파트가격을 잡기 위해선 공급을 즉각 확대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강남 대체주거지를 개발하는 차원에서 판교지구의 공급을 최대한 앞당기고 송파구 장지지구에서 공급되는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우건설 서종욱 상무도 "집값 상승은 재건축 아파트의 희소성과 공급부족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며 "김포나 파주신도시는 이 같은 현상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이기 때문에 강남 대체지 선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부동자금을 흡수할 수 있는 범정부적인 대책 필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4백조원에 육박하는 부동자금의 투자분산을 유도할 정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가격 상승 요인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폭등하는 건 단기자금에 의한 시장교란이 큰 요인"이라며 "정부 각 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증시 활성화 등 투자분산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 사장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지정 등 정부가 특정지역만을 겨냥하는 정책을 동원함으로써 가격이 지역별로 널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행정수도 조기 이전,부동자금 흡수 정책 등 범정부적인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금리 인상과 함께 금융회사의 부동산담보대출을 자제하는 것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