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도 보름만에 30원 떨어져

국내에서도 저환율.저금리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적인 달러화 가치 약세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말 달러당 1천2백20원선을 오르내리던 원화환율은 보름여만에 30원가량 하락, 1천1백90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내림세가 완연하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채권 매수세를 촉발, 금리가 사상 최저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은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는 하반기 국내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하다는 점에서 각각 내림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환율, 왜 떨어지나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대부분 환율 하락의 원인을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에서 찾고 있다. 경제회복을 위해 미국이 상당기간 달러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각국 통화가치의 동반 강세(환율 하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계적인 달러화 약세기조 속에서 한국만 예외일 수는 없다"며 "그나마 원화는 북핵문제와 카드채 부실, 당국의 강한 개입의지 등 한국적 특수사정으로 인해 절상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에 비해 1.7%가량 절상된 반면 엔화는 같은 기간중 달러당 1백18엔대 후반에서 1백15엔대 초반으로 3.1%나 절상됐다. 이에 따라 원화와 엔화간 교환비율인 원.엔환율은 지난달말 1백엔당 1천14원에서 19일에는 1천35원으로 20원 이상 높아졌다. 유로화의 절상폭 역시 원화의 2배가 넘는 4%에 육박하고 있다. ◆ 엔.달러 환율이 관건 외환시장에선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백15엔선을 지켜내느냐가 향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미영 삼성선물 대리는 "최근 2년간 달러당 1백15엔대를 하향 돌파하려는 시도가 모두 4번 있었지만 매번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실패했다"며 "시장은 1백15엔선을 일종의 마지노선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금리는 4.1%대에서 관망할 듯 한편 국고채 금리는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하반기에도 비관적인 경기 전망 △국제유가와 환율 하락으로 인한 물가부담 감소 등으로 당분간 오름세로 돌아서긴 힘들 전망이다. 금성원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콜금리 인하 전 국고채와 콜금리간 스프레드(금리격차)가 0.1∼0.15%포인트 정도였음을 감안해 채권딜러들은 단기적으로 국고채 금리가 연 4.1%대 중반까지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연 4.1%대에서 횡보하면서 향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타진하는 장세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