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석유社 '페멕스' 민영화 논란

멕시코 국영 석유회사 페멕스의 민영화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달 초 멕시코는 숙원인 불법이민의 합법화를 대가로 페멕스의 미국 자본 참여를 허용하라는 미국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부했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 자존심'이자 재정수입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국가의 돈줄을 외국에 개방할 수 없다는 국론에 맞서 한 장관이 '소신발언'을 하면서 페멕스의 민영화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페르난도 카날레스 클라리온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지난 16일 국내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7월6일 총선 직후 구성될 새 하원에서 페멕스에 대한 개인부문의 투자가 가능하도록 개헌 설득작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요에 못미치는 천연가스 생산을 늘리려면 정부재정만으론 설비확대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현실론과 함께 방만한 경영의 개선을 통해 재정수입까지 늘릴 수 있다며 에너지분야의 투자개방 필요성을 역설했다. 10여일 전만 해도 "멕시코인의 것인 석유에 대한 외국 자본의 개입을 용납할 수 없다"던 클라리온드 장관의 변신은 운신이 어려운 비센테 폭스 대통령을 대신해 '총대'를 멘 것이라는 분석이 강하다. 폭스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국민행동당(PAN)은 페멕스의 부패와 재정수입 확대 등을 이유로 페멕스의 민영화에 동조적인 입장을 거듭 밝혀왔으나,국민여론과 야당이 지배하는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