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전단지 치졸하네요" … 해외자본 운운한 전단에 경쟁사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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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이마트가 자극적인 전단으로 할인점 업계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23일 개장하는 이마트 안산 고잔점은 주민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경쟁사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내용을 담은 전단을 만들어 뿌리고 있다.
이마트 고잔점은 최근 안산지역에 뿌린 4페이지 전단 첫 면에 '자본의 해외 유출이 없는 한국 유통의 상징'이라는 문구를 넣어 외국계 할인점들에 직격탄을 날렸다.
큼직한 태극기 밑에 이마트 이름을 써넣었고 영국국기 미국국기 프랑스국기 아래에는 각각 홈플러스 월마트 까르푸 이름을 써넣었다.
신문의 가격비교 기사도 실어 "(이마트의)물건값이 가장 싸다"고 홍보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까르푸 등 안산 상권을 선점하고 있는 외국계 할인점들은 "일등 할인점답지 않은 치졸한 전략"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중국시장에도 진출한 이마트가 '자본 유출'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외국계 할인점들을 공격하고 있으니 우습지 않느냐는 것이다.
삼성테스코의 한 영국인 임원은 "지난 99년부터 한국에 투자해 할인점(홈플러스) 24개를 열었고 2005년까지 55개로 늘릴 계획"이라며 "한국 대기업들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데 이마트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까르푸 관계자도 "자본 유출이란 말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이마트의 논리대로라면 '대형 할인점이 들어오면 지방 돈이 모두 서울로 빠져 나간다'는 지방 상인들의 주장에 이마트는 아무 대꾸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