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길들이듯 능숙하게 이끌라 .. '워렌 베니스의 리더십 원칙'

'워렌 베니스의 리더십 원칙-고양이를 길들이듯 사람들을 리드하라'(워렌 베니스 지음, 양영철 옮김, 좋은책만들기, 1만원)에서 저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의 기업을 이렇게 규정한다. '이제 새로운 기업은 거대한 기둥이 아니라 상황이 변화하는 데 따라 부분의 형태를 쉽게 바꿀 수 있는 레고 세트다.'(2백14쪽) 저자는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는 데서 출발해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요구하는 리더의 자질과 덕목을 안내하고 있다. 그는 먼저 현재의 리더가 처한 위기상황을 이야기하고, 왜 이러한 위기상황이 초래되었는지를 소개한다. 그리고 나서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What Makes a Leader)'라는 화두를 던지고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자질, 마인드, 특징 등을 소개한 다음 진정한 리더가 경계해야 할 사항도 잊지 않고 지적한다. 저자는 진정한 리더상을 강조하기 위해 몇 가지 개념을 대조한다. 예를 들어 "이제 최고경영자(CEO)는 최고변화자(CTO,Chief Transformation Officer)가 되어야 한다"면서 과감히 변화를 수용하라고 말한다. 또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임무를 수행하도록 요구하지만 리더는 직원 스스로 임무를 수행하도록 유도한다. 관리자는 명령하지만 리더는 설득한다"며 특히 권한을 부여할 것을 강조한다. 한편 명령과 규제 중심의 관료사회에서의 패러다임을 COP, 즉 규제(Control) 명령(Order) 예측(Predict)으로 묘사한다면 미래의 조직은 ACE, 즉 지식(Acknowledge) 창의성(Create) 권한(Empower)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에서 '고양이를 길들이듯 사람들을 리드하라'라는 제목처럼 다소 번뜩이는 상상력을 기대하기에는 미흡한 감이 없지 않다. 오히려 저자는 이미 진부하기까지 한 '도덕 윤리 양심'을 강조한다. 저자 자신이나 지인들을 통한 다양한 현장경험, 방대한 독서와 깊은 사색으로 이 시대 진정한 리더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논리적인 비약과 추상적 표현을 자제하고 실제적이면서도 교훈이 되는 내용으로 책이 구성되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일선에서 제조업을 20여년간 경영해온 CEO로서 필자 역시 항상 리더십에 관해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왔으며 마치 '고양이를 길들이듯' 능숙하게 조직을 리드하고자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이 과연 21세기 리더,즉 CEO가 아니라 CTO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왔는지 진지하게 자문해보는 귀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미래를 이끌어나갈 각 분야의 다른 많은 리더들에게도 본서가 진정한 리더로서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는 훌륭한 지침서가 되리라고 믿는다. 최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