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로貨'] 연말 1유로=1.25弗 전망

유로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8주째 강세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로화는 현재 유로당 1.1820달러로 올들어 24% 급등했다. 사상 최저였던 2001년 7월초(유로당 0.82달러)에 비하면 44%나 올랐다. 그렇다면 유로화 강세(달러약세)는 언제, 어느 선까지 지속될 것인가. 국제외환전문가들은 유로당 1.2달러선까지 상승한 뒤 일시 조정을 받은 후 내년에는 1.3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기존의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한데다 유럽 통화당국도 현재까지는 시장개입에 소극적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23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강한 달러를 원하지만 환율은 시장에서 정해지는 것"이라며 약달러를 용인할 뜻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오트마르 이싱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유로는 '정상적인(normal)' 수준에 좀 더 접근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국제금융계는 달러하락세(유로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유로당 최고 1.3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UBS워버그은행은 올 연말 유로화가치를 유로당 1.25달러로 잡고 있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연말 시세를 유로당 1.20달러로 예상했던 UBS는 미국의 달러약세 정책과 유로존의 유로강세 묵인을 이유로 향후 유로화가치를 상향 조정했다. HSBC은행은 유로화가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꾸준히 상승, 2004년말에는 유로당 1.35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유로상승세는 그러나 유로당 1.20달러선에서 한차례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CNN머니는 "유로당 1.2달러가 되면 유로존 내에서 유로급등세에 대한 우려가 정식으로 제기될 것"이라며 이 선에서 유로상승세가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내다봤다. ECB의 금리인하도 잠시 유로화 급등세를 저지할 것으로 보인다. ECB는 유로존의 경기부양을 위해 오는 6월5일 정책회의에서 현행 2.5%인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렇지만 달러하락(유로상승) 기조는 미 정부의 달러약세 정책과 쌍둥이 적자 확대 등으로 재개될 것이라는게 국제금융계의 일반적 관측이다. 유로화와 달리 엔화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본정부의 엔고저지 의지가 강해 현재 달러당 1백16엔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는 엔화가치는 1백15엔 밑으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