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년] ('애물단지' 월드컵 경기장) '상암' 빼고는 모두 적자

월드컵 개최 1년이 지난 지금 월드컵경기장의 손익계산서는 붉은 물결의 감동을 되새기기에는 너무 초라하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만든 전국 10개 경기장 가운데 서울 상암경기장을 제외하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 서울 빼곤 모두 적자 =지난해 29억2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서울 상암경기장은 올해 야외오페라 투란도트 공연과 월드컵 몰 개장 등으로 35억원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지방 9개 경기장은 지난해 4억1천3백만(서귀포)∼32억9천2백만원(인천)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10억∼20억원대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경기장 건설로 떠안은 자치단체별 부채는 대구시가 1천7백9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광주시 1천2백47억원, 인천시 6백30억원, 울산시 6백10억원, 제주도 3백90억원, 대전시 1백90억원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경기장 유지관리비 외에 연간 수십억원의 이자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 경기장 운영 명암 =연고 프로축구구단이 있는 대구와 수원 울산 등은 연간 21∼22경기의 임대 계약을 맺고 국제경기를 유치하는 등 경기장 활용도가 비교적 높지만 관중수 극감으로 어려움이 있다. 지난해 월드컵 열풍으로 경기당 1만2천명의 관중을 기록했던 수원의 경우 올들어서는 평균 6천명으로 절반이 줄어든 상태다. 부산은 6월초 4개국 청소년대표 축구대회, 7월 피스컵대회, 9월 국제육상대회 등이 예정돼 있으나 나머지 시즌에는 사용일정이 잡혀 있지 않아 경기장을 놀려야 할 판국이다. 제주는 지역기업 등과 프로축구팀 창단을 모색하고 있지만 인구수(7만명)와 교통 등을 감안할때 사업성이 떨어져 성사되기 힘들다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 향후 경영계획 =서울 상암경기장의 경우 경기장 내부 월드컵몰에 대형 할인점(까르푸)과 복합영상관 등 생활편의시설이 입점했으며 오는 7월에는 스포츠센터와 사우나가 들어설 예정이다. 수원경기장은 올해말 국제규격의 수영장과 골프연습장을 갖춘 종합스포츠센터가 준공하면서 수익이 창출되기 시작하면 2006년께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울산은 경기장 일부 시설(지하 1ㆍ2층)과 야구장 부지를 올해 민간에 임대했다. 서귀포는 월드컵경기장 주변 3천2백평의 부지를 풍림개발에 연간 6천5백만원을 받기로 하고 대부 계약을 체결했다. 종합경기장으로 예정했다가 설계변경을 한 인천은 수익시설 설계가 안돼 시설임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