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패션] 스포츠캐주얼 : 멋내지 않은 '색다른 패션광고' 떴다

쭉 뻗은 9등신 모델,유명 사진작가의 현란한 카메라워크,멋진 의상... 패션광고의 3가지 요소를 꼽으라면 이쯤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 3박자를 다 갖췄다고 한들 화려한 볼거리가 넘쳐 나는 패션잡지 속에서는 그냥 묻혀버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오히려 모델이나 유명작가와는 무관한, 전혀 멋 내지않은 "마이너 스타일"의 광고 앞에 책을 넘기던 손이 탁 멈춰질 때가 많다. 일반적인 패션광고의 공식에서 벗어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패션업체 지엔코는 올 봄 브랜드 스포트리플레이를 SR엔진(N'GENE)으로 리뉴얼하면서 광고 홍보 전략 또한 과감히 교체했다. 잘 알려진 연예계 스타나 일급 모델 대신 피겨(figure) 인형을 광고 모델로 선택한 다음 이와 관련된 각종 프로모션 및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피겨는 원래 만화나 영화 등에 나오는 캐릭터를 인형화한 것으로 사람처럼 관절이 꺾어지는 것이 특징. SR엔진은 기성 캐릭터를 거부하고 쫑(zzong) 조스(zos) 주(zoo) 자(za-h) 등 자체 캐릭터를 새로 개발했다. 이 회사의 성윤라 팀장은 "스타 모델기용은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사실 그 효과도 의심스러웠다. 또 자체 조사 결과 우리 브랜드의 주 고객 타깃인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식상한 스타마케팅 대신 새로운 광고 제안을 원한다는 목소리가 컸다"고 피겨 개발의 배경을 밝혔다. 결과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지난 4월 밀리터리 룩을 입은 '자'가 첫 지면을 탄 후 피겨 마니아를 중심으로 한 고객들로부터 피겨를 살 수 없느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매출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이라크 전 당시 내보낸 어린이와 피겨인형을 모델로 세운 평화기원 광고는 젊은이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6월15일까지 진행되는 '닮은꼴 모델 찾기 이벤트'도 재미있다. 사람을 모방한 인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창조된 캐릭터와 비슷한 사람을 찾는 이벤트다. 선정된 남녀 2명은 장학금 혜택과 함께 뮤직 케이블방송인 M-TV와 연계해 비디오자키(VJ)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글로벌 브랜드 푸마는 고객과의 접점 지대로 '언더그라운드'를 선택했다. 푸마가 최근 선보인 광고 비주얼은 흑인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이 눈길을 끄는 자메이카(Jamaica) 시리즈와 골프 볼링 등을 소재로 한 일러스트 시리즈다. 최근 푸마가 선보인 광고캠페인은 일반 패션광고와는 또 다른 깊이와 맛을 줄 뿐 아니라 직설적인 제품 노출을 목적으로 하는 경쟁 브랜드와도 확실히 차별화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브랜드가 뉴욕을 겨냥하면 자메이카 해변으로 눈을 돌리고 스포츠 빅 스타를 고용하는 대신 재미있는 일러스트로 승부하는 전략은 푸마의 지향점이 '속없는 거대 기업'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자메이카를 메인테마로 각종 프로모션을 실시중이다. 푸마의 조원섭 마케팅 팀장은 "레게 역동성 태평함 열정 등 자메이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곧 푸마의 이번 시즌 브랜드 컨셉트와 일맥 상통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자메이카 국기로 매장 윈도를 장식하는 한편 레게뮤직을 틀어놓는 등 우선 매장 분위기를 자메이카 풍으로 꾸며 놓았죠." 자메이카 국기 색상을 본 딴 제품 H.스트리트(H.street)도 선보였다. 이 제품의 구매 고객에게 미니어처 열쇠고리를 증정하는 사은행사를 비롯 온라인(www.pumakorea.co.kr)을 통한 테마 프로모션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