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넘는다] 가구 : 고급소재·디자인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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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제조업계는 경기침체와 값싼 중국산 제품의 수입으로 고전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면에서는 중국에 뒤지고 이미지면에서는 이탈리아와 독일에 뒤처지면서 국내시장에서도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따라 침대업계도 원가절감,품질·디자인 혁신,다양한 서비스 개발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시장규모는 매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침대 시장규모는 5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00년 3천4백억원이던 침대시장은 2001년 4천3백억원,작년에는 4천7백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침대 단가도 매년 1만원 정도씩 오르고 있다.
요즘들어 고가 침대를 찾는 수요자가 늘어나면서 침대업체들도 단가를 높이고 고급소재와 디자인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소득의 젊은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고급스런 스타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 소비자들은 침대를 인테리어의 주요 아이템으로 인식하고 있다.
예전에는 침대는 '가구가 아니다'는 광고카피처럼 기능성이 중요 요소로 인식돼왔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는 디자인과 색감,그리고 다른 가구들과의 배치 등이 새로운 구매요소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침대 패키지' 상품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패키지 판매는 침대와 협탁 수납장 화장대 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이 판매 방식은 인테리어의 통일감을 가져오고 각각의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여러 매장을 둘러보는 불편을 없애준다.
애프터서비스도 수월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한꺼번에 많은 제품을 구매하는 신혼부부층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샘의 듀플러스나 보루네오의 이오레화이트,리바트의 문화이트 등은 신혼부부를 위한 대표적인 패키지 제품들이다.
색상은 부드러운 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최근들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밝은 톤의 색깔이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침대의 디자인은 높이가 최대한 낮아지고 다리가 거의 없는 평상형 침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깔끔한 선과 면으로 이뤄지고 디자인 요소가 최대한 절제된 미니멀리즘이 큰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여백을 중시해 공간을 넓게 보이게 하고 시각적인 안정감을 주는 경향도 강하다.
소재는 기존의 목재에서 탈피,가죽과 천 등 새로운 소재를 사용한 제품이 많이 늘고 있다.
새롭게 유행하고 있는 화이트 오크와 함께 블랙,월넛 컬러의 유행이 강세다.
검은 색상을 이용해 동양적인 정서와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표현하는 사례도 많다.
이와 함께 자연친화적인 색과 재료를 더욱 강하게 표현하고 나무자체의 골이나 무늬까지 그대로 살리는 '자연주의' 디자인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고급침대는 매트리스에 스프링을 없애고 대신 천연 생고무로 만든 라텍스와 야자수 잎을 소재로 한 팜 등이 특징적이다.
특히 라텍스 침대는 통기성이 좋아 위생적이며 탄력이 좋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