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칼레도니아] 환상의 섬 보석처럼 빛난다…

멀다는 것은 가보지 않았다는 것. 그 이름만으로도 상상의 새로운 경계를 이루며, 끊임없이 밀려드는 그리움의 진원으로 가슴 깊은 곳에 자리하기 마련이다. 뉴 칼레도니아. 남태평양상의 이 작은 섬나라가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라면 과장된 것일까. 삶의 공간을 확장시키고, 상상의 한계를 더 큰 울타리 밖으로 밀어내기 위해 정한 목적지, 뉴 칼레도니아로 향한다. 통투타국제공항에서 '태평양의 딸'이란 별칭의 수도 누메아 중심으로 향하는 길. 왼편은 너른 초원, 오른편은 우악스럽지 않은 산줄기의 연속이다. 자연의 진초록 색상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누메아는 수수하다. 오랜 연륜의 육중한 유럽 도시들과는 달리, 높지 않은 처마선의 단정한 집들이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르 메르디앙호텔 앞 해변의 헬리포트에서 헬기투어를 한다. 높은 곳에서 깊이 내려다 보는 헬기투어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얕은 바닷물 밑에 깔린 산호로 상아빛 테두리를 둘러 친 듯한 작은 섬들이 제각각 보석 처럼 빛난다. 상상 속에만 간직해왔던 남국의 섬나라 모습이 바로 이런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을 거는 것 같다. 등대섬 아메데로의 한나절 소풍은 평화롭다. 산호모래 해변에서 누워 잠자고, 심심하다 싶으면 바닷물로 뛰어든다. 바닥에 유리를 댄 보트를 타고 나가 색색의 산호초와 물고기의 모습을 관찰한다. 좀 더 멀리 나가면 (물지 않는) 팔뚝만한 상어가 먹이를 나꿔채는 장면도 구경할수 있다. 스노클링은 물론 스쿠버다이빙까지 내키는 대로 즐긴다. 바다는 잔잔하다. 멀리 둘러쳐진 산호초가 거친 파도를 막아준다. 이 섬나라 전체를 둘러싼 산호초의 길이는 1천6백㎞나 되며, 산호초로 만들어진 산호호의 넓이는 2만4천㎢로 세계 최대란다. 바다를 등지고 본섬 깊숙한 곳을 탐험한다. 세계 4대 생물다양성 지역이라는 이곳의 자연을 음미하는 시간이다. 날지 못하며 짖기도 하는 새로 뉴 칼레도니아를 상징하는 '카고우'를 비롯한 희귀동물과 3천여종의 고유식물이 '생태 엘도라도'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흙속에 포함된 니켈성분 때문에 온통 붉은 산길을 내달리는 4륜구동 지프차의 속도감이 모험심을 부추기는 탐험길이기도 하다. 섬속의 섬 투어는 여유와 낭만을 더해준다. 국내선 비행기로 20분 거리에 있는 일데팡이 으뜸이다. 이 섬의 고유종 소나무가 많아 이름붙여졌다. 쿠토해변이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든다. 길게 활처럼 휜 백사장과 호수 같이 잔잔한 쪽빛 바닷물이 원시의 생명력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옷을 훌훌 벗고 나체로 뛰어들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카누메아비치도 마찬가지. 앞의 작은 섬까지 짧은 산호모래로 이어져 있다. 한국의 비진도처럼 산호모래 양편이 모두 해수욕장. 속이 훤히 비치는 숄을 두르고 걷는 젊은 남녀의 모습이 이 자연의 배경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폭 좁은 수로처럼 흐르는 바닷물로 나뉘어진 초미니 오로섬도 아름답다. 소규모 별장식으로 조성된 르 메르디앙호텔이 들어선 이 곳은 '천연풀'이 자랑거리. 얕은 물 밑 산호초의 감촉을 조심스레 즐기며 걸어 올라가면 갑자기 둥그런 작은 해변이 나타나는 것. 앞쪽 섬과 섬 사이를 바위무리가 막아 자연스레 형성된 수영장이다. 높은 파도가 쳐 바깥의 바닷물이 유입되면 수위가 높아지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절로 제자리를 찾는 이 천연풀에서의 반나절. '천국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의 휴식'이라고 하면 어울릴까. ----------------------------------------------------------------- 뉴칼레도니아는 남태평양상의 프랑스자치령이다. 호주 북동쪽으로 1천5백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남북 5백km, 폭 50km의 바케트빵 모양으로 길쭉하게 생긴 본섬에 일데팡 마레 리푸 우베아 등의 부속섬이 딸려 있다. 면적은 남한의 3분의 1 정도. 수도는 누메아이며 인구는 20만명. 멜라네시안 원주민인 카나크족이 60%를 차지한다. 한국인은 18년전 태권도사범으로 들어온 윤승로씨(48) 가족 4명이 전부. 기후는 온화한 편. 연평균 기온 섭씨 23도. 한국보다 2시간 빠르다. 화폐는 퍼시픽프랑을 쓴다. 돈가치를 한화로 환산하기 쉽다. 한화에 대한 엔화가치와 비슷해 10을 곱해 주면 된다. 한국에서 뉴칼레도니아행 직항편은 없다. 도쿄(주 5회)와 오사카(주 2회)에서 뉴칼레도니아 국적항공인 에어칼린을 탄다. 도쿄에서 뉴칼레도니아 통투타국제공항까지 비행시간은 9시간 정도. 자유여행사(02-7777-090), 인터파크(02-311-6830), 하나투어(02-2127-1000), 롯데관광(02-399-2307), 가야여행사(02-536-4200), 리조트허니문(02-7766-118), 월드와이드리조트(02-549-3883) 등에서 뉴칼레도니아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허니문상품은 6일 2백1만~2백40만원, 7일 2백40만~2백80만원, 8일 2백85만~3백10만원. 패키지는 6일 기준 1백59만원부터. 뉴칼레도니아(남부)관광청 www.newcaledomiatourism-south.com 에어칼린서울대리점 (02)3708-8581, www.aircalin.co.kr 프랑스관광청한국사무소 (02)776-9142, www.franceguide.or.kr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