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유동성장세 기대 커진다 ‥ 외국인 '바이코리아'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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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자금이 증시쪽으로 옮겨오면서 전개될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최근 10조원대를 웃도는 등 증시 주변자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미 증시의 강세로 국내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들도 최근들어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모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시중 금리가 최저치를 이어가는데다 부동산시장도 정부의 투기 대책으로 급속하게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풍부한 증시 대기자금
개인들의 주식매수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 4일 현재 10조5천1백18억원에 달했다.
정부의 '5ㆍ23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후 9일동안 9천8백53억원 늘어난 것이다.
물론 이 기간중 개인들은 1조8천1백5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실질 예탁금은 오히려 8천억원 이상 감소, 시중부동자금의 정중동(靜中動)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은 지금 여유자금을 부동산과 주식투자중 어느 곳에서 굴려야 할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며 "그러나 카드채 문제 SK글로벌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요인이 가라앉고 있는 만큼 주식의 메리트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주목해야 할 '바이 코리아'
증권업계는 시중자금의 증시 행(行)과 관련, 외국인투자자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 들어 4월말까지 3조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5월중 6천8백30억원어치를 사들인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5일 현재 4천2백5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핵 사스파장 등 한국시장을 짓누르던 악재 요인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데다 IT(정보기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게 외국인의 순매수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수 주체가 단기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가 아니라 1년 이상을 내다보는 대형 뮤추얼펀드로 파악되고 있다.
외국인의 공격매수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증시로 몰릴 수밖에 없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미국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는 것도 한국 증시의 유동성 장세 재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극복해야 할 변수
단기적으론 오는 12일 '트리플위칭데이'(지수선물ㆍ지수옵션ㆍ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일)를 앞두고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상최대치인 1조2천5백억원에 달하는 매수차익잔고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안인 카드채문제와 SK사태 등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대응정책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트리플위칭데이만 무사히 넘기면 의외의 큰 장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