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주공 다시 '태풍의 눈'으로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 저층단지의 안전진단 결과가 주택시장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이곳 저층단지들이 안전진단 업체로부터 잇달아 재건축이 필요한 'D급 판정'을 받음에 따라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동구 안전진단평가단이 이들 저층단지의 재건축과 관련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초 고덕지구 내 고덕주공 1단지에 대한 재건축 허용 결정이 서울·수도권지역의 재건축아파트 값 급등을 유발했었다"며 "강동구의 결정이 어떤 식으로든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진단 잇따라 'D급'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거나 정밀안전진단 재실시 결정을 받은 고덕주공 저층단지들이 최근 실시된 정밀안전진단에서 D급 판정을 잇달아 받고 있다. 이미 고덕주공 3단지와 고덕시영에 대해선 안전진단 업체가 재건축이 필요한 D급을 부여했다. 고덕주공 2·4단지의 경우도 D급 판정이 유력하다. 강동구 관계자는 "용역 계약상 안전진단 업체들은 6월 중순 전후로 정밀안전진단 보고서를 제출키로 돼 있다"며 "고덕주공 2·4단지도 이변이 없는 한 D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강동구는 이달 중 한 차례 안전진단평가단 회의를 열어 재건축 허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재건축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는 7월 이전에 최종 결론이 나올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강동구 관계자는 "세 차례의 회의끝에 최종 결론을 도출한 고덕주공 1단지의 전례를 감안할 때 고덕주공 2·3·4·시영에 대한 최종 판정도 7월 이후에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동구 안전진단평가단은 위원 전원(12명) 합의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이 변수 최근 강동구가 서울시에 제출한 고덕지구 지구단위계획안도 재건축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구단위계획안의 골자는 용적률 2백% 이하에 층고 제한(12층)을 없애는 것이다. 서울시는 조만간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지구단위계획안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심의위원들이 층고 제한을 없애는 것에 대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층고 제한이 유지되면 동간 거리가 좁아지면서 쾌적성이 떨어지게 된다. 한편 고덕주공 저층단지들은 '5·23 부동산안정대책'발표 이후 단지별로 1천만∼3천만원 가량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