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내용 고쳐 '발언수위' 높여..盧, 중의원 연설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일본 중의원 연설에서 과거사와 유사법제,평화헌법 개정 움직임 등에 대해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는 중의원이 일본 국민의 대표기관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한 동시에 국내에서 일고 있는 '소극 대응'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이다. 연설에서 노 대통령은 "방위안보법제와 평화헌법 개정 논의에 대해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당초 원고 내용을 "불안과 의혹이 겹친 심경으로 지켜보고 있다"로 수정,톤을 한단계 높였다. 과거사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은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국가를 수립했지만 한때는 제국주의 길을 걸으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에 큰 고통을 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불행했던 과거사를 상기시키는 움직임'이라는 말로 최근의 창씨개명 망언 등을 상기시키고,"과거는 과거대로 직시해야 하며 솔직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평가하도록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과거 직시와 반성노력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이제 2년 후면 한·일 국교정상화 40돌을 맞게 된다"며 "그때까지도 두나라 국민이 완전한 화해와 협력에 이르지 못한다면 양국 지도자들은 역사앞에 부끄러움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밖에 "불안과 의혹이 전혀 근거없는 것이 아니라면,또 과거에 얽매인 감정에만 근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일본은 아직까지 풀어야 할 과거의 숙제를 다 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