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국제 컨퍼런스] 中 의존도 줄이고 신흥시장 공략해야

정보기술(IT) 산업의 지속적인 도약을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를 줄여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해외 현지업체와의 합작투자 활성화, 정부간 투자펀드 조성 등도 IT기업의 성공을 위한 필수요소로 꼽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소속 허운나 의원(민주당)과 이성국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정보화기술연구소장은 1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국내 IT기업의 세계화전략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과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과 ETRI가 주관한 국제 컨퍼런스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 중국 의존도 심각 =지난해 말 현재 국내 IT기업의 해외지사와 합작법인, 사무소는 총 8백22개였다. 이 가운데 중국에 설치된 법인 지사 사무소의 수는 전체의 43%인 3백55개에 달했다. 여기에 홍콩지역의 법인과 사무소까지 합하면 중국 비중은 46.3%로 높아진다. 중국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크고 매력적인 시장도 많은데 국내 IT기업들이 중국만 고집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시아지역 가운데 IT분야 구매력이 매우 높은 선진시장인 일본과 대만에 진출한 국내 업체는 각각 23개사, 12개사에 불과하다. 신흥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장에 진출한 기업도 10∼20여개사에 그쳤다. 허운나 의원은 "중국에 국내 IT기업이 대거 진출하면서 해당지역에서 우리 업체들끼리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성이 악화되고 다른 지역에서의 수익 창출기회를 놓치는 등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중남미 등 신흥 IT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 제조업 편중 =국내 IT기업의 해외 진출이 지나치게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져 수출품목 다변화도 절실한 과제로 지적됐다. 업종별 해외 진출현황을 보면 전자통신장비 분야가 39%로 가장 많았고 영상음향장비 12%, 가전 9%로 집계됐다. 반면 전기통신 서비스는 2%, IT 관련 서비스 5%, 소프트웨어는 3%에 그쳤다. 국내 IT기업들은 또 합작투자(비율 18%)보다는 단독투자(60%)를 훨씬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경영실적은 단독법인에 비해 합작법인의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국 소장은 "진입비용과 위험이 낮고 높은 성과를 내는 합작투자 방식의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개선방안 =정부 차원에서 국가별 포트폴리오를 구성, 위험을 분산시키고 성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됐다. 또 IT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개발 등 전략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합작투자 방식의 진출을 촉진시키기 위한 대책도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ㆍ중 무선기술펀드처럼 한국정부와 외국 정부기관이 함께 출자하는 펀드를 조성해 합작법인을 설립, 성공사례를 창출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