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신뢰 또 '상처'…금융시장 휘청 .. 美 '프레디맥' 분식의혹

미국 금융시장이 9일 '프레디맥 회계스캔들'로 크게 흔들렸다. 주가와 달러가치가 급락한 데 이어 외국자본의 미국 이탈 우려까지 제기됐다. 미 2위 주택담보대출(모기지)업체로 정부투자회사인 프레디맥은 이날 "지난 수년간 회계상의 잘못을 저질렀다"며 이에 대한 문책차원에서 회장과 사장 채무책임자 등 최고경영진 3명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프레디맥 스캔들로 지난주 말 경기지표 호전으로 반등했던 달러가치는 하락세로 급반전돼,유로화에 대해 유로당 1.16달러에서 1.17달러선으로 떨어졌다. 엔화에 대해서도 전날의 달러당 1백18엔 후반에서 1백18엔 초반으로 하락했다. 증시는 더 민감하게 반응,다우지수 9,000선이 무너지고 나스닥지수는 1,600선 붕괴직전까지 몰렸다. 다우는 이날 82.79포인트(0.9%) 하락한 8,980으로 마감돼 지수 9천선이 3일 천하로 끝났다. 문제의 프레디맥 주가는 16% 폭락했다. 1조2천9백억달러의 주택저당채권을 발행,미 주택금융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프레디맥의 회계스캔들로 미 금융자산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미 주택저당채권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일본 등 해외투자자들의 '미국 이탈'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프레디맥은 실적 과대 포장의 일반적 회계조작과 달리 순익을 축소 조작했다. 회사 측은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회사 순익을 줄였다는 것 외에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정부예산 지원기관인 프레디맥의 회계부정 사태에 대해 재무부가 특별 조사관을 파견하고,공화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준비하는 등 미 정부와 의회가 사태의 조기 진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