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패트롤] 상암지구 '불법 딱지' 피해 속출

서울월드컵 경기장 배후단지인 마포구 상암지구의 분양권값이 33평형 4억원,25평형 2억8천만원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상암지구는 1백만여평의 녹지공간 지하철 6호선 역세권 6천2백50가구 규모의 대단지 등 뛰어난 주거여건을 갖추고 있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입주권을 불법 매입한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어 입주권 매매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입주권(딱지)값 마포 최고 아파트 수준 상암지구 2단지와 3단지는 지난달 31일 특별공급분(원주민 및 철거민 대상)의 동·호수 추첨을 끝냈다. 입주권 거래는 입주(10~12월) 때까지 불법이지만 호가는 벌써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상암지구 일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3단지 33평형은 동·호수별로 3억7천만∼4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2단지 25평형은 2억8천만원 안팎에서 호가가 형성되고 있다.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찾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호가는 마포구에서 가장 비싼 공덕동 일대 삼성래미안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마포구 용강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 "상암지구 아파트의 마감 수준이 민간 아파트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호가가 너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권 매매 피해 속출 입주권의 호가는 높지만 입주권을 불법 매입한 투자자들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가짜 입주권이나 이중 매매된 입주권을 보유한 이들이 투자대금을 고스란히 날릴 처지가 되면서 이해당사자간 분쟁이 속출하고 있다. 진짜 입주권을 불법 매입한 투자자도 피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입주권의 원주인이 인감비를 요구하는 바람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추가 비용을 들이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원주민 입주권 매도자 중에는 1천만원의 프리미엄(웃돈)만 받고 판 경우도 많다"며 "프리미엄이 1억5천만원을 넘어서자 이들 매도자가 계약 등에 원주인 인감증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이용해 매수자에게 추가로 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1억원 이상의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입주권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별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25평형의 호가는 2억8천만원이다. 프리미엄(1억원)과 분양가(약 1억4천만원)만 생각하면 4천만원 정도의 이익을 남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5천만원 안팎의 추가 비용이 더 든다. 입주권 불법매매시에는 매수자가 매도자의 양도소득세와 등기비를 모두 부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입주권 매매는 불법인 만큼 일단 원매도자 이름으로 한번 등기한 뒤 다시 등기를 이전받아야 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양도소득세와 등기비를 매수자가 부담한다는 얘기다. 중개업소들은 양도소득세와 등기비 부담을 5천만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추가로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1억원 이상에 입주권을 매입한 투자자는 오히려 손해라는 계산이 나온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