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산행에서 만난 리더들..이정균 <을지대학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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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유형에는 권위주의형과 타협형,변화대응형이 있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산행에서는 변화대응형 리더십이 기본이다.
간부 직원들과 힘들게 산을 오르던 어느 사장은 "직원들이 축구나 하게 할걸 공연히 등산을 왔다"며 후회하고 있었다.
지난해 월드컵대회 이후 히딩크의 리더십이 화제가 됐었다.
사장이 직원들이 축구를 하도록 장을 마련해주고 구경이나 한다거나 심판이나 본다는 생각은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다.
축구 심판만 해도 90분동안 선수들과 같이 뛰며 게임을 진행한다.
산행 중 직원들이 앞서가는 것을 저지하고,힘이 부치면 "간식시간이다" "5분간 휴식" "사진찍고 가자"고 하는 사장을 봤다.
신세대들은 이런 상사를 멍부형(멍청하고 부지런한) 상사라고 부를 게다.
"스트라이크를 던져라" "볼을 던져라" "번트를 대라"며 감독이 하나하나 지시하는 야구식 경영같은 권위주의형 리더십은 더 이상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
'장(將)'이 죽으면 지듯이 한 사람이 독단하는 장기(將棋)식 경영은 바둑 전사들(19?9=361명)이 끝까지 제몫을 다하는 바둑식 경영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각 선수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며 드리볼,패스,헤딩 그리고 슈팅으로 이어가는 아트사커처럼 경영에서도 모든 직원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때 그 시너지 효과는 야구식 경영에 비교할 바가 아니다.
산악회의 산행가이드들 중에는 등산 초보자,중급자,고급자를 구분해 안전산행을 이끌어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뒤처지고 있지만 능력껏 따라가는 등산객을 자존심 상하게 하는 이도 있다.
어떤 산악회장은 버스에 눌러 앉아 등산팀이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길 기다리거나,돌아오는 버스속에서 술에 취해 고성방가하는 리더도 있다.
래프팅의 계절이 돌아왔다.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바위와 소용돌이 같은 위험물들은 정보통신을 이용한 광속경제시대 경영환경과 다를 바 없다.
래프팅은 용기,인내심,담력,협동심이 필수적이다.
래프팅을 끝낸 뒤의 성취감과 해방감,위기탈출의 묘미는 성공경영의 희열과 같지 않을까.
경영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는 것,그것이 바로 이 시대에 필요한 변화대응형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