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중개업소가 봉이냐?"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변호사의 중개업 겸업 허용을 놓고 한차례 홍역을 치른데 이어 최근에는 금융회사들의 영역 침범으로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국세청의 투기단속으로 인해 중개업소들의 휴업이 한달째로 접어들면서 일부 중개사들은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오를 때마다 중개업소만 들볶는다"며 "중개업소가 봉이냐"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수도권 중개업소들은 지난해 9월 정부의 '9·4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6개월간 사실상 영업중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의 단속뿐만 아니라 매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난 3월부터 겨우 활기를 되찾았지만 이번 '5·23대책'으로 다시 철퇴를 맞게 된 셈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국세청 단속이 8월 중순까지 계속된다는 소문이 떠돌아 중개업소들의 고민은 더해가고 있다. 수원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떴다방과 일부 세금포탈 업체 때문에 전체 중개업소가 비난을 받고 생존을 위협받는 건 지나치다"고 하소연했다. 게다가 최근 일부 금융회사가 은행 점포에서 중개업무를 취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업계는 "해도 너무 한다"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7천여명의 공인중개사들이 참여하는 한 인터넷카페 관계자는 "금융회사가 중개업에 뛰어들려는 건 대기업이 구멍가게까지 장악하려는 것과 같다"며 "금융에 보험까지 담당하는 은행이 중개업까지 손댈 경우 영세한 중개사들은 다 폐업하라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