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고급차 시장] 해외모델 수입직판 '회오리'

내년부터 대형 고급차 시장에 일대 파란이 일 전망이다. 수입차 업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영업망을 갖고 있는 대우자동차판매와 르노삼성자동차가 각각 GM과 르노의 해외모델을 직수입해 팔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우자동차판매는 내년 하반기부터 GM 계열 홀덴사의 배기량 3천6백cc급 '칼라이즈'를 수입해 팔기로 결정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3천5백cc급 '벨사티스'를 내년 상반기중 들여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양사의 고급 세단 직판은 예정에 없던 일로 고급 대형차 시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르노삼성과 GM대우의 고급차 양산이 2005년 이후로 예정돼 있으나 그때까지 기다리다가는 확장 일로에 있는 국내 고급차 시장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위기감이다. 고급 세단 시장은 전반적인 내수 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기아차가 출시한 오피러스가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쌍용차는 올 하반기 체어맨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BMW 벤츠 렉서스가 주도하는 수입차 시장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판도에 전국 6백개 딜러망을 갖고 있는 대우자판이 고급차 중에서 가장 두터운 수요층을 차지하는 3천6백cc급 차를 판매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캐딜락 사브 등 GM 모델의 경우 연초부터 대우자판이 가세하면서 지난해 GM코리아가 단독으로 판매할 때보다 3백% 이상 많이 팔려 나가고 있다. 칼라이즈는 홀덴이 자랑하는 최고급 세단 스테이츠맨 플랫폼(기본틀)에서 나오는 차로 V6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독립 후방 서스펜션(IRS)과 트랙션 제어(TC)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유려하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디자인에 뛰어난 주행 성능을 갖고 있어 호주 현지에서 인기가 높다는 평이다. 르노삼성차가 도입을 검토 중인 벨사티스는 일본 닛산의 플랫폼을 채택한 르노의 고급 세단. 총길이 4천8백60mm로 대형차의 품격을 갖고 있으며 2백45마력에 6천rpm에서 1백70kw의 출력을 낼 정도로 힘이 세다. 회사 관계자는 "전국 1백50여개 영업망을 통해 직판할 경우 대형차 라인업이 없는 회사의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