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허브로' 가자] 구호만으론 '3류국가' 전락

참여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운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이 '구호'에 그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북아 지역에서 '기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를 만들어도 중심국가 실현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최근 악재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연대 파업과 같은 집단 행동은 물론 끊이지 않는 노사분규 등으로 인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이미지만 높여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선포만 해놓고 구체적인 후속 조치에는 손을 놓고 있는 점도 대외적인 정책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심'이라고는 하는데 물류 중심이 될지, 금융 허브로 만들지, 아니면 연구개발(R&D) 중심이 목표인지 분명치 않은게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동북아 중심국가 비전 실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해식 금융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동북아 금융 허브의 추진 시기를 늦추면 늦출수록 그 실현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문겸 숭실대 교수는 "정부 차원의 동북아 경제 중심 구상 실현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한 외국 기업이 느끼는 한국의 경영환경은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동북아 경제 중심 구상은 한 마디로 우리 기업들의 수준을 동북아 경제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어야 한다"며 "이 비전을 우리 산업계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