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만 들어도 고객이 읽힌다..'음성 모니터' 콜센터등서 히트 예감

"목소리,좀 더 정감있게 바꿔보세요." 목소리로 감정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발명품이 화제다. 숭실대학교 음성정보통신연구실 배명진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사람 목소리에 담긴 정감도를 측정해 주는 '목소리 다정 도우미(Voice Feeling Monitor)'가 주인공이다. 배 교수는 다정 도우미를 이용해 각 나라 언어의 정감도나 역대 대통령 목소리 정감도를 비교 분석하는 등 응용사례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 기술은 기업 콜센터나 대민 업무를 주로 하는 공공기관에 적용될 경우 고객의 만족도를 시시각각 체크하면서 전화상담을 하게 함으로써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대화할 때 자신의 감정상태를 파악하게 되면 보다 다정하고 친절한 목소리를 내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목소리는 마음의 거울=다정 도우미는 사람의 목소리가 성대의 떨림과 목구멍에서의 공명에 의해 생성되는 원리를 이용한 발성처리기술이다. 전화기나 전자 장치에 내장된 컴퓨터 칩에서 목소리를 분석,목소리 특성 중 감정과 친절성을 나타내는 부분을 추출해 백분율로 표시해 준다. 그래픽을 이용해 자신의 목소리 감정 상태를 체크하기도 쉽다. 다정 도우미를 연결한 모니터상에 목소리의 정감도에 따라 동그란 아이콘인 '스마일 도우미'의 표정이 달라진다. 활짝 웃는 얼굴,약간 웃는 얼굴,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표정이 백분율과 함께 모니터상에 실시간으로 나타나는 것. ◆응용 사례=다정 도우미로 영어 중국어 한국어의 인사말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말의 억양으로 인해 영어와 중국어가 한국어보다 감성이 더 풍부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 정감도 75%,중국어는 78%까지 올라간 반면 한국어는 60%도 못 미쳤다. 최근 역대 대통령의 목소리 정감도와 강직성을 비교한 분석도 흥미롭다. 역대 대통령 9명의 재임 중 공식 연설을 다정 도우미로 측정한 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정감있고 강직한 목소리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목소리의 정감도' 면에서는 김대중 박정희 노무현 김영삼 전 대통령 순이었다. '목소리의 강직성' 면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이어 이승만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7위로 하위권에 들었다. 다정 도우미는 앞으로 응용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정 도우미의 마케팅·판매를 맡은 교육관련 서비스업체 에디텍의 정영교 사장은 "현재 금융권과 홈쇼핑업체의 콜센터,구청 민원실 등에서 상용화에 대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올 하반기엔 기업체에서 본격적으로 도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