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레 파헤친 '그들만의 性' ‥ 이은 첫 장편소설 '누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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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면 섹스에 대한 욕망일 것이다.
이 때문에 소설이라는 장르가 탄생한 이후 성(性)의 문제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 소설의 단골 소재였다.
현대인의 성에 대한 담론을 추리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작가 이은의 장편소설 '누가 스피노자를 죽였을까'(문학수첩)가 출간됐다.
주인공 이난보가 환상타운으로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환상타운에는 자기만의 삶을 즐기며 조용히 사는 독신자 여섯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돈도 많고 사회적으로 명성이 있는 인물들로 겉으로는 더없이 행복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씩 이상한 구석을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바나나 군은 독신자들만 사는 환상타운에 하루가 멀다 하고 여자들을 데리고 와 요란하게 놀곤 한다.
과거 또한 미심쩍은 사람이다.
오로라 사장은 성공한 출판사 사장이지만 섹스광에 페미니스트다.
닥터 몽은 저명한 내과 의사에 대기업 회장의 막내 아들이지만 게이다.
주인공이 키우던 스피노자라는 개가 죽음을 당하면서 문제는 시작된다.
주인공은 이들 여섯명중 한 사람이 범인이라고 판단한다.
환상타운의 여섯명은 한결같이 누군가에 의해 스피노자가 죽을 것이라고 경고해 왔기 때문에 주인공의 의심은 더욱 커져만 간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보여주려고 했던 것에 대해 "성을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가 투명했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현대인들은 아는 것이 너무 많다. 역설적이게도 현대인들은 자신이 아는 것만큼 탁하고 힘들게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이번 작품은 그의 첫 장편소설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