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돈 빠진다 ‥ 주가상승 원금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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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사 주식형펀드에 맡긴 자금을 되찾아가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고객의 잇따른 환매요청에 응하기 위해 투신사들은 연일 주식을 팔고 있다.
20일 투신권은 1천4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최근 6일간 9천3백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17일째 연속순매수에 나선 외국인과는 정반대 움직임이다.
특히 반기결산을 해야 하는 6월 말까진 투신권의 펀드 환매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주식형펀드 감소세 전환
그동안 꾸준히 증가했던 투신사 주식형펀드와 자산운용회사 주식형뮤추얼펀드의 수탁고는 지난 16일 이후 하루평균 8백억∼9백억원씩 감소하고 있다.
현행 주식형펀드는 투자자가 환매를 신청한 날로부터 4일 이후에 돈을 찾을 수 있다.
4일 환매제를 시행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650선을 돌파한 이달 12일 이후 펀드 환매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증시는 강세장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펀드투자자들은 떠나고 있는 셈이다.
정순호 한국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작년 말(650선)에 평가손실을 반영한 일부 기관 고객들이 최근 주가가 650선을 넘어서면서 투자원금을 회복하고자 돈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주식투자 손실로 어려움을 겪었던 금융회사 자산운용 책임자들이 원금을 되찾게 되면서 일단 투자자금을 찾고보자는 심리가 팽배해졌다고 정 본부장은 덧붙였다.
기관의 환매 압력과는 달리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개인들은 지난해 종합주가지수 800대에서 주로 가입했기 때문에 원금을 회복하려면 아직 기다려야 할 입장이다.
6월 말 반기결산이 임박한 점도 기관의 환매 급증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석달여 만에 30% 이상 오른 만큼 이익을 확정하고 리스크 관리를 위해 환매를 신청하거나 주식비중 축소를 투신사 및 투자자문사에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은 4일째, 보험은 3일째 순매도를 지속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영권 제일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투신사로 신규자금 유입이 별로 없기 때문에 반기 결산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기관은 매도우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투신권의 장세관
대부분 펀드매니저들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상승추세는 아직 살아 있다"고 말한다.
투신권이 평균 80∼90%의 비교적 높은 주식편입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장세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춘수 대한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투신사 매도세는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뿐이며 비관적인 판단 아래 편입비중을 줄이는 전략은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기관은 언제쯤 '사자'로 돌아설까.
최영권 본부장은 "7월 들어 국내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반기 결산을 전후해 급매물이 일단락된 후 새로 자금을 집행하는 기관들이 생겨날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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