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도곡주공 공사 시작부터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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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사상 최고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강남 도곡 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인근 주민들의 민원제기로 공사 초기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3일 강남구청과 업계에 따르면 도곡주공 재건축아파트 인근의 J아파트 주민들이 시공사인 현대건설 LG건설 쌍용건설을 상대로 1백14억원의 피해보상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J아파트 주민들이 도곡주공 재건축이 시작된 후 야간 공사와 발파작업 등으로 인해 생활에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신적 피해보상액 87억원과 이로 인한 각종 부대비용 27억원 등 총 1백14억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지난 10일 2개월간의 집회신고서를 내고 강남구청을 상대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민대표인 박형인씨는 "지난 한달 동안 야간공사를 자제해줄 것을 수없이 요구했지만 시공사와 강남구청이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며 "시위와 피해보상 요구는 생활권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원이 잇따르자 시공사들은 공기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강남구청이 야간공사를 자제하고 소음방지 장치를 갖춰 줄 것을 요구해 사실상 주간 공사만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건설 도곡사무소 관계자는 "민원제기가 계속될 경우 공사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민원문제는 도곡주공 주민들과 J아파트 주민들 간의 불화까지 낳고 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빨리 공사가 끝나 입주하기를 바라는 도곡주공 조합원들 사이에 'J아파트 재건축때 보자'고 벼르는 분위기도 있다"며 "민원 때문에 주민들간 불화의 골이 깊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