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국내판매 허용된 말기 폐암치료제 '이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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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으로 세계에 파문이 일었던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말기 폐암 치료제 '이레사'의 국내 시판이 최근 허용됐다.
이에 따라 말기 폐암 환자나 그 가족들은 마지막 치료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레사는 약효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으로 논란이 일었던 제품이다.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이 약이 시판된 뒤 복용자 2만3천5백여명 가운데 1백73명이 간질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1년 12월부터 환자 동의와 전문의 판정에 따라 특별조처로 생명이 위급한 말기 폐암 환자에게 공급돼 지난달 말까지 8백77명에게 투약됐다.
그러나 이중 1명이 간질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어떤 약인가=세계적으로 매년 1백만명 이상이 폐암으로 사망한다.
한국에서도 사망 원인 1위가 암이며 그중 폐암으로 가장 많이 사망한다.
폐암의 80%는 비소세포성 폐암(NSCLC)이다.
소세포암은 기존의 항암제로 치료효과가 있으나 비소세포암은 항암제로 치료하기 어렵다.
이레사는 기존 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암을 치료하는 유일한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정상 세포까지 파괴하는 기존 항암제와는 달리 이레사는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표적 치료제다.
특정 물질만을 타깃으로 하는 초정밀 유도탄에 비유된다.
항암제 투여에 따른 전신 부작용이 거의 없다.
이레사는 기존 항암제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반응을 보였더라도 암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된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식약청은 '기존 화학요법(항암치료)에 실패한 비소세포 폐암 중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재발한 경우'에만 이레사를 투약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 폐암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이레사는 안전한가=이레사는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약이다.
발진과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으나 그 정도가 약해 약을 중단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간질성 폐렴 발생률은 0.1∼1%에 불과하다.
방사선 치료와 타항암제 치료의 경우 환자의 5∼15% 정도에서 간질성 폐렴이 일어나는 것에 비해 아주 낮은 수치다.
아스트라제네카측은 이레사의 간질성 폐렴 발생 확률은 아주 낮으며 위험도보다 치료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이레사를 조기 허용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