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비즈니스] 첨단 '房'사업 한국이 日보다 유리..韓日 창업시장 비교

점포를 운영하는 상술이 세계에서 으뜸이라고 자부하던 일본이 요즘 기가 죽어 있다. 국내총생산(GDP) 2만5천달러를 자랑하던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장기불황의 파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언제 비켜갈지 모르는 경기 한파가 전국 상권을 강타하고 있다. 한국·일본의 상권과 노래방 등 각종 방(房)사업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본다. ◆한국=서울의 창업시장은 신촌과 명동,강남역 주변 상권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이하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했다면 십중팔구는 이 곳에서 선을 보인다. 로바다야키,목욕용품점,캐릭터용품점,비디오방,유산소달림방도 처음 등장한 것은 바로 이 무대였다. 이들 상권을 한바퀴 돌아보면 장사에 대한 해답이 나온다. 서울 및 수도권에는 점포 대형화 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영어학원은 2백평짜리,음식점도 5백평을 넘는 곳이 많다. 그러다보니 창업자금이 많이 소요된다. 거품이 너무 많다는 얘기다. 어떤 업종을 선택해 창업할 때는 적정층수와 적정평수가 있는 법이다. 음식점은 1층에서 30평 정도,판매업종은 1층에 10∼20평 정도,서비스업종은 2층이나 지하에서 50평 정도가 가장 바람직하다. 너무 크면 임대료 부담이 커지고 또 너무 작으면 매출이 절대 오를수 없다. ◆일본=도쿄의 황금상권이라면 단연 '시부야'를 꼽는 사람이 많다. 하루 유동인구 1백20만명에다 백화점과 금융타운,각종 학원이 어우러져 우리나라의 종로나 명동상권과 흡사하다. 이런 곳을 도심권이라 하는데 몇 년 전만해도 20대 남녀들이 액세서리 전문점,선물용품점,목욕용품점,만화방 등을 전전하며 소비생활을 즐겼지만 뉴밀레니엄시대로 접어들면서 해당 업종 점포에 손님 발길이 끊기고 업종 전환이 줄을 이었다. 오락실에 DDR가 등장하고 미니 스티커 사진자판기가 나왔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 이런 업종엔 정적만 감돈다. 업그레이드된 상품과 신업종이 등장하고는 있지만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러나 건강과 미용 관련 사업은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방(房)=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은 우리나라로 수입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금은 역전됐다. 우리의 고유업종인 닭갈비전문점이 수출되고 인터넷PC방이 일본 곳곳에서 성업중이다. 디지털노래방과 디지털영화관(DVD방)도 우리가 수출하고 있다. 각종 방들도 처음엔 일본에서 수입됐다. 90년도 노래방,92년도 비디오방,95년도 전화방 등이 물밀듯 들어오기 시작했다. 노래방은 일본의 가라오케박스를 응용,지하 30평 규모에 방이 10개 정도 있어 2∼3명이 노래연습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금은 디지털노래방으로 발전해 인터넷시스템이 접목되고 동영상이 다양화되었지만 일본은 아직도 10년 전 수준 그대로다. 92년에 들어온 비디오방은 어떤가. 아시아 최대의 환락가 도쿄의 신주쿠 상권에는 남자들만 출입하는 1인용 비디오방이 있었다. 이 것이 수입돼 우리문화에 맞게 변형됐다. 지금 우리나라는 디지털영화관으로 업그레이드된 상태지만 일본은 아직도 옛모습 그대로 포르노비디오 1인감상실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방'업종은 우리가 더 선진화되고 고급화돼 소비자들에게 편안한 휴게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어린이들의 놀이학습방,노년층을 위한 건강체험방,원적외선 찜질방 등 토종 방 사업은 수출품목으로도 손색이 없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