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상반기-한경 주거문화대상] 베스트경영부문/'유림건설'

유림건설의 창업주인 김양수 회장(43)은 새를 좋아한다. 이 때문에 그의 집무실에는 왕관 앵무새가 날아다니고, 카나리아가 지저귄다. 뭔가 저돌적이고 강한 이미지가 배어있을 법한 건설회사의 회장 집무실과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유림의 임직원들은 이런 분위기에서 회장의 결재를 받는다. 김 회장은 출근 직후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검색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말단 직원들의 생각과 건전한 제안, 창의적인 발상을 찾아내고 교감을 얻기 위해서다. 홈페이지 안에 있는 '고객광장'을 항상 체크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고객들의 제안과 생각에서 신선한 발상과 그들의 불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결재 순서를 하급 직원이 올린 것부터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김 회장이 강조하는 경영방침은 팀제 운영과 임직원의 열정이다. 팀제 운영은 기업 자체의 연공서열에서 벗어나 팀마다 고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젊은 사고와 창의적인 발상, 고객중심의 사고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또 임직원들의 열정은 젊고 활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일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건전한 제안제도를 기업 전체에 활성화시킬 수 있는 토양이다. 유림건설 직원들은 한달에 한번씩 책을 읽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 회사가 각팀마다 서로 다른 책을 지급하고 서로 다른 팀과 돌려 보게 만든다. '잭웰치 자서전'이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같은 경영이나 경제서적이 주류를 이룬다. 김 회장이 제안한 이같은 아이디어는 임직원들 스스로 경영을 느끼게 함으로써 임원과 직원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원활히 할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창의적인 발상은 '유림노르웨이숲'이라는 다소 특이한 브랜드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단지의 지상부를 모두 공원화해 사슴을 키우자는 발상으로 주민들의 커뮤니티를 강조하고 세계적 통신장비 업체인 루슨트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미래형 공동주택 개발에 힘쓴 결과 분양단지마다 초기 계약률 90%를 넘기는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유림은 또 2001년 서울지사, 2002년 대구 지사를 설립하는 한편 주택 수요가 까다롭기로 이름난 대구지역에서 1천가구 규모의 재건축 아파트를 수주하는 등 향후 영남지역에서 1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유림건설 관계자는 "열정과 창의적 발상, 고객중심의 경영원칙이 부산ㆍ경남지역 기업인지도 및 브랜드파워 1위와 함께 주택전문건설업체 최초의 전경련 회원사로 유림을 성장시킨 배경"이라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