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상반기-한경 소비자대상 (上)] 맥주-'하이트'

하이트는 지난 93년 첫선을 보인 지 2년여만에 OB맥주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른 히트 상품이다. 하이트는 하이트맥주가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시판한 맥주로 브랜드 네이밍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다. 하이트라는 브랜드 이름이 붙은 것은 당시 마케팅의 번쩍이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지하 암반수 깊은 곳에서 뽑아낸 맑고 깨끗한 맥주'라는 표현을 한 단어로 나타낼 수 있는 브랜드 명이 필요했다. 2주에 걸친 아이디어 회의 중에 한 마케팅 팀원이 물을 '높이' 끌어올린다는 의미를 담은 'Height'를 제안했다. 하지만 글자수가 너무 많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발음이 같은 'hite'를 대안으로 선택했다. 몇몇 후보작도 나왔지만 고급스러움과 속도감 신선감 거품표현 면에서 'hite'가 낙점됐다. 당시 이 브랜드가 OB맥주를 누를 것으론 아무도 생각지 않았다. 이후 하이트맥주는 깨끗하고 시원한 맥주임을 내세우는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1백50m 천연 암반수'라는 컨셉트에 맞춰 광고 공세를 폈으며 '백두대간' '대표맥주'라는 문구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이트를 생산하는 3개 공장을 백두대간의 산자락에 세운 것도 깨끗한 물을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 때문이었다. 맥주의 핵심 원료인 물이 지하 암반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판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또 맥주보리 껍질을 분리해 부드러운 맥주를 만드는 공법(De-husk)을 채택해 맛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바꾼 것도 주효했다. 맥주를 살균하지 않은 채 효모를 걸러 맛이 살아 있도록 하는 기법도 소비자의 선택을 높이는데 한몫 했다. 이후 장애인을 위한 점자 캔맥주와 맥주의 최적 음용시기를 알려주는 온도계 맥주를 시판, 시장을 선도했다. 하이트맥주는 작년 보리만을 사용한 1백% 순수 보리맥주인 하이트 프라임을 선보여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리맥주시장 개척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