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집 지을 땅 부족 "실감 나네"
입력
수정
택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주택업체들이 이번에는 바다 건너 제주도까지 대거 몰려갔다.
대한주택공사가 최근 실시한 제주시 노형지구 공동주택용지 분양에 서울 등 수도권 업체 1백62개사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이번에 분양된 아파트 용지는 전용면적 25.7평 초과분 2필지로 40평형을 기준으로 각각 3백50가구와 3백70가구를 지을 수 있는 물량이다.
분양가는 평당 2백3만원 선이었다.
분양신청 마감결과 경쟁률은 1블록(9천5백65평)이 74 대 1,2블록(1만2백44평)은 88 대 1을 기록해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의 웬만한 택지지구 경쟁률을 웃돌았다.
특히 분양신청 참여업체들은 제주도 현지에 있는 주공 지사에 직접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 불편은 물론 업체별로 10억원씩의 분양신청금을 내야 하는 부담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집 지을 땅을 찾아 '천리길'을 마다 않고 달려간 셈이다.
더군다나 제주도의 경우 아파트 분양이나 건설공사 여건이 수도권 등 다른 곳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점에서 사업시행자인 주공조차 의외라는 반응이다.
주택 수요자들의 특성상 아파트에 대한 인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비·바람이 많아 공사가 어렵고,자재를 대부분 배로 들여와야 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공사 및 물류비용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첨 결과 당첨의 행운은 제주도에서 아파트를 지은 경험이 있는 대림산업과 광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흥건설로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건설업체들이 집 지을 땅을 찾는 데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금대로라면 2∼3년 안에 주택 공급부족 현상이 또 한번 재연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