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출혈성 대장균] 소고기 속까지 잘 익혀 먹어야

장마철에는 음식이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오염돼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최근 장출혈성 대장균에 집단으로 감염되는 사례가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이 보고돼 왔으나 집단 발병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병은 보통 대장균에 오염된 소고기를 통해 감염된다. 따라서 항상 손을 깨끗이 씻고 고기를 익혀 먹는 등 기본적인 예방법만 제대로 지키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 ................................................................... ◆장출혈성 대장균이란=대장균은 사람과 동물의 장에 있는 세균이다. 보통 식품의 위생 상태를 판정하는 지표의 하나로 이용된다. 어떤 식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식품이 오염됐다는 걸 의미한다.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이라 하더라도 대장균의 숫자가 많고 독성이 있어야 병에 걸린다. 독성이 있는 대장균 가운데 장출혈성 대장균이 위험하다. 피와 변이 함께 나오는 혈변성 장염을 유발하고 잘못하면 사망하기 때문이다. O-157이 대표적인 장출혈성 대장균이다. 지난 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출혈성 설사를 하면서 처음 발견됐다. ◆감염 경로 및 치료=대부분 오염된 소고기를 잘 익히지 않고 먹거나,살균되지 않은 우유 또는 2차적으로 오염된 야채 등을 먹을 때 감염된다. 장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3∼4일 후에 심한 복통과 설사,약한 열과 함께 장염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자의 50%가 출혈성 설사를 한다. 대부분은 1주일이 지나면 회복되지만 신장(콩팥)기능 손상으로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 용혈성 요독증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용혈성 요독증 환자의 치사율은 보통 5%(65세 이상은 50%)이며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환자의 치사율은 0.1∼0.2% 다. 다른 세균에 비해 치사율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식품으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 치료는 수액투여 등의 대증 요법으로 이뤄진다. 지사제는 용혈성 요독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용혈성 요독증이 발생하면 투석이나 혈장 교환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예방법=장출혈성 대장균은 세균의 하나로 열에 약하다. 음식을 잘 익히면(섭씨 70도에서 2분 정도) 세균이 모두 죽는다. 따라서 고기나 내장 등을 조리할 때,속까지 잘 익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햄버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고기를 갈 때 일부 오염된 소고기가 고기 전체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생고기를 조리한 후에는 칼 도마 등 조리 기구를 깨끗이 씻고,뜨거운 물로 소독해야 한다. 식사 전과 생고기를 만진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손만 제대로 씻어도 손에 묻은 세균을 거의 없앨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