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保, 보험료 과다책정 논란 ‥ 4년만에 7배

생명보험회사들이 작년에 대규모 비차익(예정 사업비와 실제 사업비 차액으로 얻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명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적정하게 산정됐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성헌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3개 생명보험회사가 2002회계연도(2002.4∼2003.3)에 거둔 비(費)차익 규모는 총 3조8천3백84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98년 5천5백42억원이었던 비차익 규모는 △99년 1조2천1백94억원 △2000년 1조6천3백46억원 △2001년 2조9천5백53억원으로 증가해 왔다. 이에 대해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생보사들이 보험료에 포함되는 예정 사업비를 실제 필요한 액수보다 지나치게 많이 책정한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98년 7조8백86억원이었던 예정 사업비가 2002년에는 12조3천5백36억원으로 5조원 이상 늘어난 반면 실제 사업비는 6조5천3백44억원에서 8조5천1백52억원으로 약 2조원 증가에 그쳤다. 이 의원측은 "보험사들이 예정 사업비를 너무 높게 책정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면서도 저금리를 이유로 보험료 인상을 다시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생보업계는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이 바뀌면서 예정사업비 금액이 달라진데다 최근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상품 위주로 주력상품이 바뀌면서 예정사업비가 증가했고 더욱이 비차익 안에는 앞으로 설계사에게 지급해야 할 판매수수료 등 신계약비가 포함돼 있다"며 "종신보험에 대한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에다 판매까지 줄고 있어 내년부터는 비차익이 대폭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 용어풀이 ] ◆ 비차익 =회계연도 개시 전에 책정된 예정 사업비에서 실제 집행된 사업비를 뺀 금액이다. 예정 사망률과 실제 사망률의 차이인 사(死)차익, 예정 이율과 실제 금리의 차이인 이(利)차익 등과 함께 생보사 이익을 구성하는 세가지 이익원천중 하나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