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팔려면 한국으로 가라.. 日업체들 속속 상륙

한국업체들이 LC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자 일본의 LCD장비업체들이 이 시장을 겨냥해 한국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일본의 LCD용 드라이버IC업체인 선일렉트로닉스는 지난달 말 국내 LCD 장비업체인 씨큐브디지탈과 제휴를 맺었다. 선일렉트로닉스는 일본의 화학부문 유수기업인 치소그룹의 자회사다. 이번 제휴로 선일렉트로닉스는 씨큐브디지탈 충북 오창공장에 지분을 출자,LG필립스LCD에 납품하는 드라이버 IC를 공동으로 생산키로 했다. 양사는 현재 연 3천만개 수준의 생산량을 올해 말까지 1억개로 늘릴 방침이다. 일본의 LCD재료업체인 JSR마이크로코리아도 최근 2천5백만달러를 투자,오창에 법인을 설립했다. JSR는 앞으로 이 공장을 통해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할 예정이다. 일본 스미토모화학은 지난 4월 3천5백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평택에 동우STI를 준공했다. 동우STI는 앞으로 삼성전자에 컬러필터를 납품하게 된다. 호에뭉LCD는 충남 천안에 LCD세정제 공장설립을 추진 중이다. 도시바,UDK 등도 각각 오창과 경남 사천에 공장을 짓고 있다. 도시바 계열사인 해리슨 도시바 라이팅은 오창에 LCD용 냉음극 형광램프(CCFL)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총 투자액은 5천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UDK는 최근 경남 사천 진사산업단지에 7천평 규모의 공장을 짓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영업을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아사히화성은 한국의 BLU(백라이트유닛) 생산업체인 레이젠과 합작법인을 설립,BLU용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같은 일본업체의 한국 상륙은 최근 들어 세계 LCD 1,2위 업체인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가 경쟁적으로 국내에 투자를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LCD장비업체들의 기술력이 높아지자 일본업체들이 기술로만 승부하기엔 벅차 가격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 LCD업계 관계자는 "외국업체들이 국내에 생산라인을 설립할 경우 가격을 20∼3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장비 국산화 정책도 일본업체들의 진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 두 회사는 장비부문의 국산화율을 크게 높이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일본 LCD장비업체들은 한국 내 현지기업화를 위해 국내 중소LCD업체와의 제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