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 위성 DBM 한판승부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업을 놓고 거대 통신사인 KT와 SK텔레콤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정보통신부가 세계전파통신회의(WRC)에서 DMB용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함에 따라 KT는 독자 위성을 띄워 2006년께 DMB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내년 5월 서비스를 목표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위성DMB 서비스 방식과 기술 표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 사업을 놓고 격돌을 벌일 전망이다. 위성 DMB는 휴대폰이나 차량용 단말기로 언제 어디서나 공중파TV를 포함한 비디오·오디오 방송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사업성 논란=SK텔레콤은 내년 5월 상용 서비스를 시작,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2006년께 서비스를 시작하는 KT보다 경쟁력에서 훨씬 앞설 것으로 보고 있다. 월 1만2천∼1만5천원의 요금으로 11개 TV채널과 28개의 음성·데이터 채널을 운용할 예정이어서 사업성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KT는 SK텔레콤의 경우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위성망 조정 동의 절차가 남아있고 장비 안정화에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또 KT의 서비스가 다소 늦더라도 품질에서 앞서는 데다 전파 간섭이 적어 주변국 동의를 쉽게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40여개 DMB채널을 모두 비디오 전용으로 운영키로 했으며 이동 중 초고속 데이터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2.3㎓ 대역의 휴대인터넷 서비스와 연계하는 문제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SK텔레콤은 이미 주변국과의 위성망 동의 절차를 마쳤기 때문에 내년 5월 상용 서비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위성망 조정을 마무리한 데다 올해 말 삼성전자가 위성 DMB 겸용 핸드폰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안정화 기간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기술표준도 쟁점=SK텔레콤은 일본 MBCo와 공동으로 위성을 발사하기 때문에 일본식 기술표준인 '시스템 E'를 채택했고 정통부도 이를 인정해줬다. 그러나 KT는 일본식보다 유럽 아시아 등 더 많은 나라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럽식 '시스템 A'가 바람직하다고 주장,논란이 일고 있다. 시스템 A는 사용 국가가 많고 지상파 DMB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위성 송신기의 출력 용량이 크다는 게 단점이다. 시스템 E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시킨 부호분할다중접속(CMDA) 방식과 유사해 시스템 장비 국산화에 유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KT는 복수표준을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SK텔레콤은 인접 주파수 대역에서 서로 다른 기술방식이 사용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일단 SK텔레콤만 위성DMB 주파수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스템 E를 표준으로 채택했지만 상황이 달라진 만큼 단일 표준으로 할지,KT의 의견을 받아들여 복수표준을 채택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