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BMW코리아사장, 독일 본사 임원에 선임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46)이 6일 독일 BMW그룹의 임원(Senior Executive)으로 선임됐다. 'Senior Executive'는 등기이사는 아니지만 그룹 이사회 아래 각 부문을 관장하는 임원으로 김 사장은 한국시장에 대해 보다 강력한 발언권을 얻게 됐다. 또 한국시장 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부문이나 시장을 맡아 추가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Senior Executive'는 BMW 그룹내에서도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자리. 전세계 약 11만명의 BMW그룹 직원들 가운데 현재 2백80명에 불과하다. 독일인이 아닌 사람은 10명,아시아인은 한 명도 없다. 김 사장은 "본사에서 한국의 위상이 한 단계 높아지게 됐다"며 "한국 고객들에게 보다 좋은 BMW 차종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계기를 잡은 셈"이라고 겸손해 했다. 김 사장이 본사로부터 당당히 인정받은 것은 탄탄한 경영능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 지난 95년 BMW코리아의 창립멤버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입사해 98년 부사장,2000년 사장으로 수직상승한 게 이를 잘 말해준다. BMW 해외법인에서 유일한 아시아계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독일인 사장의 바통을 넘겨받아 CEO에 오른 후 줄곧 수입차 시장 마켓셰어 30%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전세계 수입차 시장에서 BMW가 1위를 차지하는 나라는 오로지 한국 한 곳. 독일 본사가 감탄할 수밖에. 헬무트 판케 BMW 회장은 그런 김 사장에게 직접 e메일을 보내 격려하고 본사 임원들에게 'BMW코리아를 벤치마킹하라'고 했을 정도다. 고객들의 주문을 받았다가 본사의 물량 배정이 늦어져 제때 출고가 어려워지자 막대한 비용을 감내하며 비행기로 승용차를 실어나른 일화는 본사도 감탄한 '고객 감동 사례'다. 그러나 그의 인생이 평탄했던 건 아니다. 그는 중학교 때 부친의 교통사고로 가세가 기울자 실업계 고등학교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덕수상고 1학년 때부터 과외를 해서 학비를 벌어야 했다. 그가 대학(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을 졸업한 것은 나이 마흔 때. 온화한 성격이지만 그만큼 '독종'이다. BMW코리아 입사 전 직장이던 미국계 제약회사 한국신텍스에서는 경리업무를 맡으면서도 정부 관청을 드나들며 충북 음성공장을 건설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는 이 공로로 91년 신텍스의 전세계 50개국 직원 1만2천명 가운데 베스트5에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고 94년에는 일약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영어는 누구보다 능통하다. 하지만 영어를 배운 것은 한국신텍스에 입사한 후 6개월간 1주일에 이틀씩 서강대에서 야간수업을 받은 게 전부다. 김 사장은 "수입차 시장에서 최대의 경쟁자는 벤츠나 도요타자동차가 아니다"며 "고객이 가장 두려운 경쟁자"라고 강조했다. 그런 그의 의지와 신념이 수입차 시장 1위의 BMW코리아를 만들어 냈고 마침내 BMW그룹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었던 재산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