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마케팅대상] 마케팅에 '개성'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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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라.' '다른 분야 유망 기업들과 제휴하라.' '다이어트 열풍이나 주 5일제와 같은 사회 트렌드를 리드하라.' '다양한 유통 채널의 성격에 따라 사업 방식을 달리하라.'
최근 열린 제5회 한경마케팅대회 수상 업체들이 알려주는 마케팅 전략의 교훈들이다.
CJ CGV 교보자동차보험 한국코카콜라 (주)CJ 디자인하우스 코리아나화장품 등 11개 수상업체들은 지난 연말부터 지속돼온 소비 침체에도 꺾이지 않고 높은 매출을 올리고,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한 상황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두자릿 수로 성장하던 백화점 매출이 2∼3%씩 꺾이고 인터넷쇼핑몰에서는 1천원숍이 인기를 끄는 최근의 불황 속에서도 이들의 마케팅 전략을 보면 '성공기업'으로 가는 길이 엿보인다.
대상(산업자원부 장관상)의 영예를 안은 CJ CGV는 튀는 마케팅으로 극장가를 휩쓴 대표적인 기업이다.
한국 최고의 극장문화를 선도하는 의미를 담은 '온리원 시네마(Only One Cinema)'라는 슬로건은 CJ CGV의 마케팅 노력을 담고 있다.
개별 극장 마다 개성을 부여하고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요금을 차별화한 가격 합리화 마케팅은 유명하다.
오리(분당)점과 상암점에는 프리미엄급 좌석 '골드 클래스'를 배치해 VIP 고객을 끌어들이고 명동점은 '여성을 위한 시네마', 목동점은 '그린 시네마'라는 주제에 따라 각기 달리 운영했다.
조조할인ㆍ평일할인 등으로 요금은 4천∼8천원으로 다양화했다.
제휴마케팅도 백분 활용했다.
이동통신 3사 및 신용카드 업체들과 연계, 이들 멤버십 회원에게는 할인 혜택을 준 것이 그것이다.
다이렉트 마케팅상을 받은 교보자동차보험은 국내 보험업계에서 가장 먼저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다이렉트 영업 방식을 채택했다.
대리점과 설계사 위주 영업을 버리고 다이렉트 방식을 채택하면서 교보자동차보험은 관리비와 수수료 등 비용을 절감, 경쟁업체보다 평균 15% 낮췄다.
한국코카콜라의 체리코크는 온라인시대 젊은 층의 취향을 정확히 짚어내 홍보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인터넷 마케팅상을 받았다.
코카콜라는 체리코크 시판 후 3개월 간 오직 온라인 상에서만 홍보활동을 펼쳤다.
'1318을 위한 브랜드'란 컨셉트에 철저히 충실한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포털사이트 다음과 제휴를 맺고 '체리짱'이란 캐릭터도 만들었다.
이 결과 체리코크는 지난 3월 출시 후 2개월 만에 35%의 제품 인지도를 확보했다.
한국의 체리코크 런칭 사례는 코카콜라 본사에서도 성공작으로 꼽는다.
(주)CJ의 팻다운은 다이어트 열풍을 기민하게 제품에 반영,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신상품기획상을 받았다.
단순히 살을 빼준다는게 아니라 '체지방 감소 및 축적억제를 통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매를 만든다'는 개념은 과학적인 것을 선호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호감을 사 제품이 빠르게 시장에 정착하는데 도움을 줬다.
제휴마케팅상을 받은 디자인하우스의 월간 '도베' 브랜드 컨소시엄은 기업간 제휴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
동양카드 씨티은행 리츠칼튼호텔 현대백화점 등 12개 업체가 고정 멤버로 참여해 제품 및 서비스를 홍보한다는 점은 기존 명품지에 비해 진일보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열 마케팅을 지향하는 업체들이, 서로의 브랜드 이미지에 상승효과를 가져올 만한 기업들과 그룹을 만들어 홍보하는 방식은 국내 VIP 마케팅 시장에서 새로운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이밖에 '바르는 비타민'이란 개념을 정하고 제품 용기와 패키지 색상 등에 일관된 컨셉트를 부여한 코리아나화장품의 '엔시아', 백화점(비비안)과 할인점(드로르) 전용 브랜드를 따로 전개하면서 유통구조 합리화에 힘써온 비비안 등이 과학적인 마케팅으로 자사 상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키고 브랜드 파워를 유지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혔다.
결국 불황도 번뜩이는 마케팅 아이디어로 시장을 리드하는 기업엔 큰 장애물이 되지 못하는 셈이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