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허브로' 가자] (5) (기고) '에너지협의체 구성 주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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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에너지협의체 구성 주도해야 ]
류지철
동북아 지역은 북ㆍ남미 유럽 동남아 등 세계 다른 지역과는 달리 역내 국가들이 각각 독립적이고 단절된 독특한 지역 에너지 수급체계를 보이고 있다.
이 지역에는 역내 국가간 에너지 교역을 위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나 전력계통망 등의 기간 설비도 없으며 역내 다자간 또는 양자간 에너지 협력도 역사적인 이유 등으로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간의 부존 자원 및 요소 분포 측면에서 볼 때 향후 에너지 협력을 통해 국가간 상호 보완성과 경제적 편익을 크게 증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동북아 지역은 앞으로 역내 국가들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따라 에너지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지만 중동지역 석유의존도가 상승하는 등 역내 에너지 자급도는 점차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효율적인 에너지 자원개발과 이용, 그리고 에너지안보에 대한 역내 국가간의 협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북아 역내에 부존돼 있는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을 개발해 에너지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대해 나아가면 동북아 에너지안보 역량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동북아 지역에서 실질적인 에너지 협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동북아에너지협력체'와 같은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협의체 구성을 주도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대북 및 동북아 에너지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내부적 역량을 보강하고 제도적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처럼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동북아 에너지 협력을 논의하는 것보다는 에너지산업 외의 다른 부문과 연계하고 구체적인 추진력을 갖는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보강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ㆍ북한간의 특수한 관계에 비추어 볼 때 동북아지역의 에너지 개발 및 이용, 설비 투자 등에 대한 정책 및 협력사업 개발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
또 에너지 시장의 개방화, 자율화 추세에 맞춰 시장 규칙에 의한 동북아 에너지협력 기반을 조성하고 민간이 주도할 부문은 과감히 민간이 주도하도록 하고 정부가 주도할 부문은 정부의 기능이 추진력을 갖추도록 강화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동북아 에너지 협력에 대한 노력은 단순한 국가간 협력 사안이 아니라 21세기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전체의 에너지 수급체계를 형성해 나가는 기초단계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