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 팔아 100억 사기 ‥ 검찰, 29명 구속

남의 땅을 자기 것인 양 속여 1백억원대의 토지매매 대금을 가로챈 '봉이 김선달'식 투기범과 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자인 일명 '떴다방', 개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알박기' 등 부동산 투기사범들이 검찰에 대거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3부(곽상도 부장검사)는 지난 4월부터 부동산 투기사범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총 1백45명을 적발, 이 가운데 29명을 구속기소하고 1백9명은 불구속 기소, 7명은 지명수배했다고 14일 밝혔다. ◆ '봉이 김선달'에 사기당한 '묻지마 투자자' =검찰은 이날 파주 신도시 개발예정지역 내 자연녹지를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1백억원대의 토지매매 대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부동산 분양 대행업체인 로이드하우징 대표 이모씨(42)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파주시 교하읍 목동리 일대 자연녹지에서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던 A건설업체와 동업약정을 체결한 뒤 이 업체가 매입한 토지 1만평이 자기 땅이며 '조만간 상가부지로 전환된다'고 속여 62명의 투기꾼들로부터 1백억원의 투자금을 받고 팔았다. 이씨가 사기대상으로 삼은 토지는 자연녹지로 분류돼 있어 대규모 상가건축이 불가능한 지역. 그러나 투기꾼들은 3∼4개월 후 평당 20만원 이상의 차익을 남기게 해 주겠다는 이씨의 말에 토지 실소유자 등 기초적인 사항도 알아보지 않고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 '떴다방'과 '알박기' =검찰은 이와 함께 속칭 '물딱지'로 불리는 주택청약통장을 개당 수백만원씩에 매입, 수도권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이를 한 채당 5백만∼1천5백만원의 차익을 남기고 전매한 이동식 중개업자 12명을 구속했다. 또 개발정보를 사전 입수해 개발구역 내 부동산을 의도적으로 매각하지 않고 버티다 몇십배의 차익을 남기고 되파는 일명 '알박기' 사범 3명을 구속하고 1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번에 적발된 '알박기' 사범 이모씨(48)의 경우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지역의 개발예정지역 내 13평 빌라를 4천7백만원에 구입해 팔지 않고 버티다 건설사에 15억원을 받고 매각해 14억5천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 임대아파트 전대 =관계 공무원과 짜고 임대아파트 불법 전대를 일삼은 전문 브로커들도 적발됐다. 검찰은 양도 및 제3자 임대가 금지된 임대아파트 전매를 노리는 전문 브로커와 이들에게서 2천만원을 받고 입주자 명단을 빼돌린 도시개발공사 직원 김모씨(50)를 구속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