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oday] 동부그룹 구름걷히나 : 반도체뜨니 '햇살'

동부그룹 경영에 큰 부담이었던 반도체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서 그룹의 도약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동부건설 동부화재 등 주력 계열사의 어깨를 짓누르던 동부아남반도체가 정보기술(IT) 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급속도로 정상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동부그룹은 올해초만해도 동부아남반도체에 대한 편법지원 의혹에 시달렸지만 최근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공장가동률이 급상승하고 수익전망도 밝아지자 구설수마저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실적ㆍ주가ㆍ신용등급 3박자 약진 모기업인 동부건설은 올 상반기에만 1조5백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2천5백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늘어난 4백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동부제강은 사상 최고의 실적이 예상된다. 철강가격의 급상승과 아산만 공장의 완전 정상화가 맞물리면서 상반기중 창사 이래 최대인 8백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다. 금융계열사들도 약진하고 있다. 지난해 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업계 최초로 보험영업이익을 실현한 동부화재는 2003년 회계연도에는 당기순익 1천3백억원 달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주가와 신용등급 평가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특히 동부아남반도체의 주가 상승이 계열사 주가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7일 동부제강과 4일 동부화재의 주가가 각각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동부건설도 연초대비 24.6%(지난 11일 종가 기준)나 올랐다. 한국신용정보 한국기업평가 등 신용평가기관들도 잇따라 동부제강 동부한농화학 동부건설 등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한 단계씩 올렸다. 사업구조 안정화 절실 동부 관계자는 "계열사의 주가와 신용등급에 부담이었던 반도체의 경영여건이 호전되면서 이제야 실적에 따른 '대접'을 받고 있다"며 "반도체가 추진중인 대형 전략적 제휴업체의 추가확보가 가시화될 경우 전 계열사에 외부 평가도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부의 과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반도체 철강 등 시황에 따라 부침이 심한 업종이 많아 사업구조의 안정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사업도 사실은 적자폭이 대폭 축소됐다 뿐이지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만큼 리스크가 상존한다는 얘기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신규사업을 찾고 있으나 아직 두드러진 성과는 찾기 힘들다. 동부한농화학이 벌이고 있는 바이오 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성과주의 가속화 동부는 도약의 첫 단계로 경영시스템의 개선과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과제를 선택했다. 임원직급을 기존 6단계에서 상무-부사장-사장으로 대폭 단축하는 등 성과주의형 인사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재계에서는 자산규모 11조5천억원으로 재계 순위 13위인 동부그룹이 반도체와 생명공학 등 신사업 확대를 통한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회사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