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를 구하라 … 롯데 싸고 맛좋은 필리핀산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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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업계에 망고 확보 비상이 걸렸다.
올해 망고음료가 예상 밖으로 히트하면서 음료업체들이 망고 농축액을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선발 롯데칠성이 필리핀산 망고 농축액을 독차지함에 따라 후발업체들의 경우 구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가야 망고 농장'을 내놓은 건영식품은 필리핀산 망고 농축액을 구하지 못해 수입선을 이스라엘로 돌렸다.
회사 관계자는 "필리핀산이 우리 입맛에 맞고 값도 싸고 운반비도 적게 드는 데 롯데가 이미 2년 물량을 선점해 버렸다"고 말했다.
건영식품은 원료를 충분히 구하지 못해 동네 슈퍼에는 아직 '가야 망고 농장'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인도산 농축액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우유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달 마시는 요구르트 '칸'에 망고 맛을 가미한 '칸 망고'를 출시하면서 건영식품과 똑 같은 이유로 이스라엘산 농축액을 사용했다.
서울우유는 인도산 콜롬비아산 등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망고음료 '델몬트 망고'가 예상을 훨씬 웃도는 폭발적 인기를 누림에 따라 지난 2월 필리핀산 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며 "다른 업체들이 필리핀산 원료를 구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은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델몬트 망고' 판매금액이 1백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10배나 되는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망고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아이스크림 과자 케이크 화장품 등에도 망고를 사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